롯데칠성음료의 '베끼기'전통 '이재혁호'에서도 면면히 이어져
롯데칠성음료의 디자인 '베끼기 전략'이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신임 이재혁 사장 취임 이후에도 롯데칠성음료의 '베끼기'전통은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칠성음료는 생수 아이시스의 디자인을 '아이시스 8.0'으로 리뉴얼했다. 기존의 짙은 푸른색 라벨을 핑크색으로 바꾼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 캔커피 '레쓰비'의 프리미엄 버전 '레쓰비 카페타임'의 디자인 패키지도 새로 내놨다.
문제는 이 두 제품이 모두 익숙한 경쟁 브랜드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아이시스는 유명 수입 생수인 에비앙을 연상시키고 레쓰비 카페타임은 코카콜라의 조지아 커피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편의점에는 '아이시스 8.0'과 '에비앙'이, '레쓰비 카페타임'과 '조지아 오리지널'이 나란히 진열돼 있다.
'아이시스 8.0'의 편의점 판매가격은 750원. 프랑스브랜드 '에비앙' 1천6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지만 핑크라벨과 산의 이미지, 레드컬러로 쓰인 제품명은 내용물도 비슷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 충분할 만큼 유사한 외형을 갖췄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04년부터 ‘에비앙’ 독점유통을 시작해 매출 30억원을 기록했으며 오는 2015년까지 계약을 연장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생수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보통 마시던 물을 고집하게 되는 생수 구매패턴의 특성상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
롯데칠성은 과거 2009년에도 농심의 '제주 삼다수'를 타깃으로 한 비슷한 외관의 '아이시스 DMZ 2km'를 출시해 매출을 점프시켰었다.
새로운 패키지의 '레쓰비 카페타임' 역시 기존 '레쓰비' 제품보다 키가 커짐과 동시에 컬러도 브라운계열로 바뀌었다. 늘어난 용량과 원두가 그려진 디자인은 코카콜라의 '조지아 오리지널'과 비슷하다.
‘레쓰비’는 지난해 약 1천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4년 연속 1천억원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국내 1위 캔커피 브랜드다. 전 세계 캔커피 음료시장의 2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조지아 커피'는 한국코카콜라사가 2008년 국내에 첫 출시한 이후 올 3분기 지난해 대비 65% 성장을 기록하는 등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아이시스 8.0'의 핑크라벨은 수원지가 다른 기존 '아이시스'와의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일 뿐"이라며 "시중에 나와 있는 생수제품 중에 핑크라벨은 다른 브랜드도 있는데 '에비앙'이 워낙 유명한 제품이다 보니 비교대상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레쓰비 카페타임'과 관련해서는 "타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기존 레쓰비의 용량을 변화시켜 출시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5월 이재혁 사장의 취임 후 첫 작품으로 '데일리C 비타민워터'를 출시했을 당시에도 코카콜라의 '글라소 비타민워터'를 모방했다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이에 앞서서도 '환타쉐이커'를 모방한 '쉐이킷붐붐', '비타 500'과 유사한 '비타파워' 등의 제품이 있어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