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덩치 큰 막내' 하이닉스 품고 글로벌 날개 달다

2011-11-15     유성용 기자

SK텔레콤의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함에 따라 SK가 덩치 큰 막내 덕에 내수 콤플렉스를 벗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간 에너지 통신에 치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에 반도체가 가세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 것.

◆SKT 차세대 성장 동력 품다

SK텔레콤이 주인 없이 장기 표류하던 하이닉스반도체를 품에 안았다.

지난 14일 오후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지분의 21%를 3조4천267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채권단이 산정한 최저매각 기준가격보다 1천354억원이나 더 많은 금액이다. 신주 1억185만주의 발행가액은 2만3천000원으로 결정됐다.

채권단은 이달 중 상세실사에 들어간 뒤 12월 가격조정 협상 등을 거쳐 늦어도 내년 1/4분기 중에 계약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SK텔레콤 하성민 사장은 "자사는 이동통신과 플랫폼 비즈니스 외에 반도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K 최태원 회장은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 기업을 성공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며 "현재 반도체 시황이 어렵지만 하이닉스의 우수한 기술력과 SK의 강한 기업문화로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덩치 큰 막내 효과는?

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개별 재무제표 기준 매출 5조5천억원으로 SK 계열사 가운데 SK에너지, SK네트웍스, SK텔레콤에 이은 4번째 덩치다.

9천300억원의 영업이익은 SK텔레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작년 실적 기준으로도 하이닉스는 11조9천700억원의 매출과 3조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SK 계열사 내에서 4번째와 3번째 자리를 차지한다.

시가총액으로도 13조2천억원인 하이닉스는 SK이노베이션에 이어 두 번째로 덩치가 크다.

직원 수는 1만8천743명으로 압도적 1위다. SK 계열 매출 탑3위인 SK에너지(2천925명)와 SK네트웍스(3천810명), SK텔레콤(4천592명)의 수를 더한 것보다 많다. SK그룹 상장 계열사 16곳의 전체 직원 수는 2만2천여명이다.


이에 따라 향후 SK의 인사, 기업문화를 비롯한 그룹 내 의사결정 등에서 하이닉스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 될 분위기다.

SK그룹의 IT기업 변화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기도 하다.

하이닉스의 인수 완료로 SK는 에너지와 통신에 이어 반도체가 더해지는 사업 포트폴리오로  다각화가 이뤄지며 시너지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증권 박종수 연구원은 "하이닉스 인수에 따라 SK텔레콤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통신과 성장성 높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균형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며 "장기적으로는 애플과 같이 스마트폰을 직접 생산하고 콘텐츠조화를 이루는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SK가 내수 콤플렉스를 벗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꿈을 이룰 것이라 점치는 분위기다.

한편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해도 재계 순위는 3위로 변함없다. 다만 97조원에서 114조원으로 늘어나 2위인 현대기아차그룹(126조원)과의 격차는 현저히 줄이게 됐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