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이재용-권오현 부회장 승진할까?

2011-11-16     유성용 기자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가 내달 초 단행될 예정인 가운데 권오현 DS사업 총괄 사장과 이재용 최고운영책임자의 부회장 승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올해 말 전자 계열사 사업 재편과 금융 계열사 인력 감축 추진 계획을 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초 사장단 인사가 예정돼 있어 사장단은 초긴장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이재용 사장과 권오현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

이재용 사장(왼쪽), 권오현 사장


권 사장은 지난 7월 반도체사업부 사장에서 LCD사업부까지 총괄하는 DS사업총괄 사장으로 임명됐다. 공식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권 사장은 이때부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업무까지 총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차원에서 삼성LED에 대한 경영 컨설팅을 한 이후인 9월에는 이 회사 또한 권 사장의 관할이 됐다.

삼성그룹 측은 "연관성이 큰 부품사업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조심스러워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계는 삼성전자 사장이 다른 계열사 업무를 챙긴 전례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삼성이 계획 중인 대대적인 사업 재편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LED와 SMD를 흡수합병할 것이란 시나리오다.

LED 칩은 삼성전자의 부품사업이며, LED 조명은 가전사업과 시너지를 이뤄 경쟁력을 높일 요소가 충분하다는 것. 또 삼성전자 LCD사업부가 업황 부진 탓에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디스플레이패널 사업의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점 등이 이를 뒷받침 한다.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3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누적 손실액은 5천300억원에 이른다. 반대로 SMD는 3분기에만 3천억원의 이익을 내는 등 5천억원의 누적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 3월 삼성전자가 SMD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50%에서 64.4%로 끌어올린 점도 합병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이에 따라 현재 DS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권 사장이 사업 재편을 마친 삼성전자 부품사업을 총괄하는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재용 사장의 경우 최근 애플 팀 쿡 CEO와 만나 부품 공급 협력을 논의하면서 부회장 승진 하마평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지난 여름부터 이 사장이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 책임자들을 직접 만난 것 또한 부회장 승진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이 사장은 7월부터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시스템 최고경영자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짐 굿나잇 SAS 회장, 래리 엘리슨 오라클 사장 등과 잇따라 만나며 경영 스펙을 쌓았다.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등 비슷한 연배의 재계 3세들이 모두 경영 전면에서 이 사장보다 높은 직함을 달고 있는 것도 승진설에 무게감이 실리는 한 이유다.

삼성그룹은 연말 삼성생명 전체 인력의 10%인 600명을, 삼성화재와 삼성카드는 100~150명 정도를 회망퇴직으로 내보내는 등 금융 분야의 구조조정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권오현 사장은 195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전기과를 졸업한 뒤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연구원,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연구원 및 2004년 시스템LSI사업부 사장과 2008년 반도체총괄 사장을 거쳤다.

이재용 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외동아들로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한 뒤 2003년 경영기획팀 상무를 거쳐 2007년 전무로 승진했다. 2009년 부사장을 역임한 뒤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를 꿰찼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