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물가관리 기준, 롯데칠성음료에만 관대?

2011-11-18     지승민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대폭 올려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애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부러움을 사고 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밀려 여타 식음료업계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 공정거래위원회등 정부의 직·간접 간섭에 밀려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는 상황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최고 9% 인상했다. 인상 품목은 펩시콜라(9%), 게토레이(9%), 칠성사이다(7%), 레쓰비(5.5%) 칸타타(3.8%) 등 5종이다. 지난해 10월 말 펩시콜라와 델몬트 등 10여 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7% 올린 데 이어 1년여만의 재 인상이다.

칠성사이다와 레쓰비는 각각 롯데칠성음료 총 매출의 37.1%, 11.4%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올 들어 설탕가격이 30% 오르는 등 포장재, 캔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칠성음료의 이같은 가격인상은 정부 눈치와 압력에 밀려 원가 상승 부담을 스스로 녹여내는 라면 우유 제과등 여타 식품업체들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라면, 과자등은 폭등한 밀가루와 설탕 가격에도 불구 권장소비자가격을 지난 2009년 수준으로 책정했고 우유가격과 밀가루 가격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은 베이커리업계도 17일 가격동결을 선언했다.

우유업계만 원유가 상승으로인한  부담을 가까스로 출고가에 일부 반영시켰으나 그 과정은 그야말로 고난의 여정이었다.

역시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롯데칠성음료 제품의 가격인상은 비교적 자유롭게 이루어졌고 그 폭도 워낙 커서 다른 식품업체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 

더욱이 롯데칠성음료가 안고있는 원가 인상의 요소가 다른 식음료업체에 비하면 도리어 낮은 편이어서 가격인상에 대한 의문을 더욱 키우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의 비중은 근 2년간 60% 선을 유지하고 있다. 우유 3사인 서울우유(82%), 남양유업(70%), 매일유업(72%)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최근 원유 가격이 리터당 138원(18.5%) 인상됨에 따라 서울우유와 매일유업은 흰 우유 1리터 제품의 출고가격을 9.5%, 남양유업은 9.4% 올렸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주요 매입 원재료 중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3%, 57%로 높은 편이다. 반면 롯데칠성음료의 당분류 매입비율은 16%에 불과하다.

특히 라면업계의 경우 상대적으로 원가비중이 높다. 소맥분등 농심의 주요 매입 원재료 비중은 56% 정도다. 삼양식품은 올 3분기 원가비중이 79%에 이르며 영업이익률도 3.3%대로 하락했다.

라면업체들은 지난 8월 오픈프라이스제 폐지로 정부의 주 타깃이 되면서 주요제품의 가격을 1년 전 그대로 권장소비자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농심 ‘신라면’은 730원, ‘삼양라면’ 700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흰 우유값 인상에 따라 유제품이 들어간 식품의 도미노 인상이 이어지면서 공정위의 감시는 더욱 심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4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커피전문점들의 가격 인상을 주시하겠다고 나서자 스타벅스등 주요 커피전문점들도 가격 동결을 선언했다.

소맥분과 원유 가격 인상으로 타격이 큰 롯데제과등 제과업계도 과자와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