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속 저금리 기조 내년까지 지속될 듯
2011-11-18 임민희 기자
특히,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최근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확산으로 급등(17일 기준 1131.50원), 수입업체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총재 김중수)은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연 3.25%인 기준금리를 5개월째 동결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1년 넘게 지속됨에 따라 물가상승 등 인플레가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9월까지 5%대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3% 후반대로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 은행 예금금리는 연 3%대로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을 보이면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지 이미 오래다.
경제전문가들은 유로존 위기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은 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내년까지 해외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환율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경우 수출․수입업체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줄 수도 있어 실물경기가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3.9%, 내년에는 3.7%로 전망했다. 또 물가상승률은 올해 4.3%, 내년에는 3.1%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임 박사는 "올해는 국제물가와 이상기온 등 공급축 요인으로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내년에는 이러한 요인들이 많이 소멸되고 상장률도 3% 후반대로 둔화되면서 수요축 압력이 줄어 들어 물가가 3% 초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 박사는 "내년 상반기에 이탈리아 등 유로 국가들의 국채만기가 도래하고 그리스의 경우 구제협상 만료기간이 내년 5월이기 때문에 통화당국도 금리동결을 계속 유지하면서 유럽쪽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 같다"며 "경기둔화로 물가도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어 당분간 현 금리 수준을 가져가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만, "유로존 위기로 인해 현 환율수준도 문제지만 변동폭이 워낙 크기 때문에 체감경기 악화는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수출․수입업체의 피해가 예상되는데 특히 수입업체의 경우 수입물가가 많이 올라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내년 채권시장 상황의 경우 큰 위기 없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7일 현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유통수익률)는 전날보다 0.02%포인트 떨어진 연 3.55%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오른 연 3.37%를 기록했다. 이날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연 3.51%,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3.82%, 20년물 금리는 연 4.02%를 각각 기록했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의 경우 실물지표가 크게 나쁘다는 인식은 적지만 워낙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다보니 정책당국도 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를 올리거나 유동성 여건을 지금과 달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저금리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자금의 수급여건 등 정책당국의 효과가 곧바로 금리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안정적 내지는 하향안정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공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 전후인데 현 국고채 금리는 연 3.37%로 내년 상반기까지 이런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 금리가 연 3.37~3.40% 수준인데 더 빠진다면 3.2~3.3% 정도, 오른다면 3.5~3.6% 정도라서 대체적으로 물가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2000선 정도에서 상하 100포인트 사이를 오르내린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겠지만 대신 큰 충격은 없을 것 같다"며 "워낙 금리가 낮아져서 투자 메리트가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신규자금이 생긴다면 상대적으로 국고채보다는 금리가 높은 공사채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