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정리해고 직후 MBN 종편투자 비난 봇물
1년 가까이 끌었던 한진중공업사태가 지난 10일 노사 합의로 봉합됐으나, 적자경영을 운운하던 사측의 종편 투자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정리해고를 밥먹듯이 하는 기업행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중공업(회장 조남호)은 지난 2월15일 근로자 172명에게 정리해고를 최종 통보하고 열흘이 지나기 전인 같은달 24일 매일경제신문의 종합편성채널인 매일방송(MBN)에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30억원 출자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생산직 400명에 대해 구조조정 계획을 통보했지만 근로자들이 총파업과 크레인 고공농성에 돌입하자 올해 2월14일 직장폐쇄를 신고하고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은 근로자들에게 정리해고를 하는 등 노사관계가 극한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517억원의 순손실액을 냈고, 2년간 선박을 수주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선택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그동안 최소 지분(1%) 이하로 종편에 투자한 기업은 출자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MBN은 자본금을 지난 3월말까지 모두 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진중공업이 "적자로 배당할 돈이 1원도 없다"면서도 본업과 무관하고 상당 기간 수익 회수도 불투명한 사업에 비정상적으로 투자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 '제2의 한진중공업사태'가 일어나지 않으려면 적자경영을 정리해고로 해결하려는 기업행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