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자리 놓고 증권업계 '시끌'

2011-11-23     김문수기자

국내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금융투자협회의 차기 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8년간 회장직을 역임한 황건호 회장이 또다시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증권사 사장들의 잇단 출마와 관료 출신 인사 개입 가능성까지 얽혀 복잡한  경쟁구도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는 다음달 이사회를 통해 후보추천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내년 1월 임시총회에서 차기 협회장을 선출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금투협 차기 수장 자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황건호 현 회장이 4연임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일부 대형 증권사 사장들이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황건호 회장은 업계의 불만과 지적에도 불구하고 연임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ELW 소송 관련 결심공판에 참관하는 등 여론을 의식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최근 황 회장의 장기집권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증권계를 대변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 등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은행연합회 등 타 협회장은 3년 임기가 만료되면 물러나는 것과 달리 황건호 회장은 증권업협회 때부터 8년 연속 협회 회장 자리를 역임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증권노조 등은 업계의 입장 대변에 소홀하면서 장기 집권해 온 황건호 회장의 행보를 지적하며 연임 반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회장 선거가 다가오면서 증권사 사장들도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전상일 동양증권 부회장, 김지완 하나대투증권사장,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등의 출마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 사장들의 경우 협회장 선거에 대비해 물밑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ELW 사건 기소로 후보로 유력한 증권회사 사장들의 출마여부가 불투명해진 만큼 관료 출신 인사가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신임 은행연합회장에 기획재정부 출신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내정되면서 관료 출신 인사의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수억원대의 연봉과 판공비, 협회위상 등을 고려할 때 금융투자협회 회장의 책임이 막중한 만큼 업계를 대변할 수장을 뽑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지난 2009년 증권, 운용, 선물 3개 협회의 통합으로 출범한 금융투자협회는 1사1표 방식에서 회비 납부 비율에 따른 차등 의결 투표 방식이 적용된다. 이번 협회장 선거는 새로운 투표방식이 처음 적용될 예정이어서 대형 증권사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