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톱]“제주도에 이런 곳이 있었어?” 숨은 비경을 찾아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된 섬의 아름다움에 빠지다

2011-11-25     김솔미 기자

아름답기로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손에 꼽힌다는 제주도. 한라산, 섭지코지, 성산일출봉, 우도 등 명소라 불리는 곳은 죄다 가봤지만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면?

이번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제주도의 숨은 비경을 찾아 나섰다.

500년 된 해송이 느긋하게 자리 잡은 산천단곰솔, 신선들이 노닐 듯 한 용연, 해안절경을 따라 걸을 수 있는 별도봉산책로, 분화구와 삼나무 숲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아부오름 등 제주시가 추천한 숨은 비경 4곳을 소개한다.



먼저 산천단곰솔. 곰솔은 주로 중부 이남의 바닷가에서 자라며, 키는 약 30m 이상, 잎은 2개씩 달리며 진한 녹색이고, 뿌리가 깊게 자라 바닷가 방풍림을 만드는 데 적합한 천연기념물 제160호다. 우리나라에 자라고 있는 곰솔 중에 가장 큰 나무가 있는 곳이 바로 제주시 아라동 산천단.

산천단은 한라산 산천신에 제사하던 곳인데 원래 국가제사 중의 하나였던 한라산 산신제는 백록담에서 지냈다고 한다. 날씨가 춥고 길이 험해 제물을 지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부상을 당하거나 심지어 죽는 사람까지 생겨나는 것이 안타까워 이곳으로 옮겨 제사를 지내게 된 것이라고. 500살은 족히 넘은 곰솔 나무의 웅장함은 물론, 그 속에 깃든 역사를 되새겨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해안절경을 따라 걸으며 세상의 자유를 느끼고 싶다면 별도봉 산책로를 찾아보자. 제주시 화북동 바닷가 오현고등학교 뒤에 위치한 별도봉 산허리를 끼고 정상을 잇는 1.8km의 산책로에는 밤낮으로 사람들이 조깅과 산책을 즐기기 위해 몰려든다.

정상봉에서 북측사면의 벼랑 밑 해안단애에는 ‘애기업은돌’이라는 특이한 이름으로 불리는 기암이 있다. 모양이 마치 어머니가 아기를 업은 모양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안타까운 전설도 전해진다. 고기를 잡으러 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아기를 업고 바다를 바라보며 기다리던 아내가 그대로 굳어서 돌이 됐다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걸을 때마다 보이는 탁 트인 해안절경 앞에서 괜스레 숙연해지는 이유도 그 때문일까.

다음은 맑고 깊은 못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용연. 이곳은 제주시 서쪽 해안 용두암에서 동쪽으로 약 200m 지점에 있는 한천의 하류지역으로, 높이 7∼8m의 기암계곡이다. 용의 놀이터였다는 전설과 더불어 조선시대부터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찾아와 낚시를 즐기고 시흥을 돋웠다고 하니 그 기품이 남다르다.



평화로운 목장, 분화구와 삼나무 숲의 조화로움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아부오름은 앞오름이라고도 불린다. 완만하고 단순한 형태로 원형분화구로써 사면이 대부분 초지대로 노란솜양지꽃, 술패랭이꽃, 향유, 쥐손이풀, 피뿌리풀 등 초지식물이 자란다. 특히 화구 안에 조림된 삼나무 숲은 아부오름만의 특징. 오름은 마을 소유지만 이 분화구 안은 개인 사유지라고 하니 참고하자.

최근 제주도는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낙점되며 선정 절차의 정당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내막이야 어찌됐건 상관없다. 선정 여부를 떠나 이미 수많은 여행자들의 두 눈으로 검증된 제주도의 빼어난 경관이 달라지지는 않을 테니. 다만 올해 유난히도 말 많고 탈 많았던 제주도가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기 바란다. 덧붙여, 4년 넘게 투쟁 중인 강정마을 주민들의 평화를 기원한다.(자료참고-제주시 홈페이지 www.jejusi.go.kr)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솔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