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해외파 사장은 '실적', 국내파 사장은 '주가' 수확

2011-11-25     유성용 기자

최태원 회장의 SK그룹 CEO들은 해외파인 경우가 많다.

최재원 SK 수석부회장과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등 2명의 오너일가를 제외하면 부회장단 5명 중 4명이 해외파 출신이다.

SK그룹 부회장단은 작년 말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극대화와 미래 먹을거리 발굴을 위해 신설된 그룹의 전략수립 두뇌 그룹이다. 

SK케미칼 김창근 부회장은 연세대를 나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서 MBA를 수료했다. 박영호 부회장은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김신배 부회장은 펜실베니아대학원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정만원 부회장은 뉴욕대학원 경영학 석사다.

그룹 부회장 뿐 아니라 주요 상장 계열사 CEO들도 절반가량이 해외파 출신이다. SK이노베이션 구자영 사장, SK브로드밴드 박인식 사장, SK C&C 정철길 사장 등이다. 구 사장은 UC버클리 재료공학 석박사 취득 후 미국 뉴저지 주립대 공대 교수를 역임했다. 박 사장은 조지워싱턴대 MBA 과정을, 정 사장은 Georgia 주립대학원을 나왔다.

재계는 SK의 해외 진출이라는 숙원을 품은 최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풀이하고 있다. 최근 이뤄진 하이닉스 인수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3분기까지 실적도  해외파 사장들이 국내파 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25일 금융감독원 보고서에 따르면 구자영 사장의 SK이노베이션은 전년 동기 대비 28.5% 늘어난 51조4천4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정철길 사장의 SK C&C는 13.1% 증가한 매출 1조1천419억원을 기록했다. 김창근 부회장의 SK케미칼과 박인식 사장의 SK브로드밴드 역시 13.7%와 7.6%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국내파  사장이 책임을 맡은 계열사 가운데서는 박장석 사장의 SKC가 15.5%로 매출 상승폭이 컸다. 이어 이창규 사장의 SK네트웍스가 12.4%, 정헌 사장의 SK가스가 10.7% 늘었다.

해외파 사장이 경영하는 계열사들의 평균 매출 신장율은 15.7%로 국내파 사장들(10.6%)을 크게 앞섰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69.8%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SK C&C는 26.2% 늘었다. 반면 국내파 가운데서는 SKC의 증가율이 38.5%로 가장 컸다. 그 외 SK가스가 10.5% 늘었을 뿐 SK네트웍스와 주력인 SK텔레콤은 부진했다.

SK네트웍스 이창규 사장은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회사 내 상사컴퍼니라는 '회사 내 회사(CIC)'의 틀에서 CEO 수업을 거쳤다. SKC 박장석 사장은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를 SK가스 정헌 사장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왔다. SK텔레콤 하성민 사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실적 면에서 해외파 사장들이 앞섰다면 주가은 반대로 국내파 사장단 쪽에 힘이 실린다.

연초 대비 주가상승률(24일 종가기준)이 두각을 나타낸 곳은 SKC와 SK가스로 각각 41.6%와 44.7% 상승했다. 다만 SK네트웍스와 SK텔레콤은 실적과 마찬가지로 주가에서도 26.5%, 10.5%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해외파 사장 계열사 가운데서는 SK C&C만이 36.6% 늘었을 뿐 SK이노베이션과 SK브로드밴드는 17.3%와 35.2% 뒷걸음질 쳤다. SK케미칼은 7.4% 소폭 늘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