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기값 다 내고 리퍼 제품 받으라고?"
"수리용 부품이 없어 부분수리를 하지 못하는 거면서 보상은 커녕 새 기기값 다 내고 리퍼 제품을 받으라니 ...이게 무슨 AS냐?"
외국계 컴퓨터장비 제조사가 수리를 요청한 소비자에게 새 제품 구매가와 맞먹는 비용을 내고 리퍼제품을 받도록 강요해 원성을 샀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거주 조 모(남.32세)씨의 사연을 살펴보자.
28일 조 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6월 20만원대 휴렛팩커드(이하 HP) 포토스마트 C309G 복합기를 구입했다.
랜(RAN)선을 따로 연결하지 않더라도 수신 장치를 통해 무선랜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었지만 사용 1년4개월부터 수신바의 정상신호를 알리는 ‘초록불’이 들어오지 않았다.동시에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는 정상 작동한다고 표시되는 엇박자를 보이면서 조 씨는 기기 고장을 인식했다.
HP 고객센터에 전화 문의한 결과 “1:1제품교환서비스를 받으면 A급 리퍼품으로 교환받을 수 있다”며 15만원의 비용을 안내했다. 1:1제품교환서비스란 새 상품처럼 정비를 마친 리퍼제품 교환 서비스.
놀란 조 씨가 “15만원이면 시중에서 동일한 새 제품을 살 수 있는 가격”이라며 부분수리를 문의했지만 한사코 1:1 제품교환만 제안했다고.
조 씨는 “판매가와 비슷한 가격에 리퍼제품을 교환하는 건 바보 아니냐”며 “부분수리가 어렵다면 적어도 보상의 개념이 적용돼야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HP 관계자는 “1:1리퍼제품교환서비스뿐만 아니라 구입후 1개월 이내 초기불량에 대해 신품교환서비스, 수리서비스 및 보상판매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며 “안내한 리퍼품의 경우 소모성 부품교체 및 클리닝을 거쳐 가격이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또 “1:1교환을 안내한 이유는 수리 후 얼마 못가 다른 곳도 고장이 발생하면 추가비용이 들 수 있다”며 “소비자기본법은 수리부위에 대해 제조사가 2개월간 보증하도록 해 1:1교환을 받으면 부분 수리 부위뿐만 아니라 전 부분에 대한 보증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리퍼교환을 안내했다”고 덧붙였다.
조 씨는 그러나 “HP본사가 아닌 지점에 가보면 ‘한국에 제조공장이 없어 수리용 부품이 없다’는 소리만 한다”며 “사실상 부분수리가 어려워서 리퍼교체만 안내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한편, HP 측은 본보 중재로 소비자가 가격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수리서비스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