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노리카 "1위 자리 내놔"vs디아지오 "어림 없지"

2011-11-30     지승민 기자

경기 침체 여파로 국내 위스키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페르노리카 코리아와 디아지오 코리아가  위스키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진검 승부를 벌이고 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수년째 1위를 굳건히 지켜온 디아지오코리아의 아성을 넘기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이달 들어 '발렌타인 17 스카파 에디션', 국내 최초 지역 에디션인 '임페리얼 클래식 12-평창' 등 한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로컬 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이며 올 연말 디아지오코리아와의 정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인 페르노리카가 한국시장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반증이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약 1조2천억원(출고가 기준) 규모로 추정된다. 500ml 병으로 환산했을 때 6천만병에 달하는 수치다. 현재 디아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각각 37%, 33%의 점유율로 국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페르노리카는 매출규모 면에서 디아지오에 다소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작년 디아지오의 판매량이 다소 감소한 반면 페르노리카는 상승세여서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지난 한 해 84만여 상자의 위스키를 판매해 전년 대비 5.2%나 판매량을 늘렸다. 디아지오코리아는 94만 상자 이상의 상자를 판매했지만 전년 보다는 소폭(1.8%) 감소했다.


고무된 페르노리카는 올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1위 공략을 위한 총공세에 돌입했고 디아지오는 수성 전략을 더욱 굳건히 하고 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장 마누엘 스프리에 대표는 지난 9월 취임 당시 “기존과 다른 획기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위스키 시장 1위 자리를 되찾겠다”며 정식 선전포고를 던지기도 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주력 병기는 블렌디드 위스키 '임페리얼'과 '발렌타인'. 각각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 '조니워커'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특히 페르노리카는 올해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위스키 품평회에서 괄목할만한 수상 실적을 거둔 것을 계기로 '어워드'마케팅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


페르노리카가  지난 8월 경쟁제품인 디아지오 '윈저'를 타깃으로 리뉴얼해 선보인 '임페리얼 12·17년산'은 2011국제주류품평회(IWSC)에서 각종 상을 휩쓸었다. 


'임페리얼12'는 2011 IWSC 스카치위스키 12년산 부문에서 '실버'메달을 획득해 브론즈를 수상한 '윈저 12'에 앞서는 평가를 받았다. '임페리얼 17'은 골드 수상자가 없는 가운데 '실버 베스트 인 클래스'를 획득해 사실상 최고로 꼽혔으며 '임페리얼 19 퀀텀'은 '골드 베스트 인 클래스' 메달을 수상했다.


반면 디아지아코리아는 지난해 '골드 베스트 인 클래스'를 수상했던 '윈저 17'이 올해 대회에서 '실버'를 받고 '윈저 12' 역시 '브론즈' 메달을 수상해 한  단계가 다운 그레이드됐다.


'IWSC(International Wine &Spirit Competition)'는 국제위스키품평회(ISC)와 함께 세계 양대 주류 품평회로 동일한 브랜드라도 그해 생산된 위스키만을 대상으로 평가를 내린다.

페르노리카가 이같은 수상 효과를 홍보하면서  지난 10월 임페리얼 판매량은 리뉴얼 이전인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8%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굳건한 1위 아성을 지키고 있는 디아지오는 이미지 관리와 마케팅으로 페르노리카의 공세를 맞받아치고 있다.  '윈저'는 최근 브랜드의 가치를 노래, 뮤직비디오, 광고 등으로 표현하는 '쉐어 더 비전(Share The Vision)' 캠페인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올해 부산광고제에서 이노베이티브 캠페인상을 수상했다.

또 현재 페이스북을 통해 싱글몰트 위스키 '싱글톤'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100% 보리만을 사용해 한 증류소에서 생산된 것을 가리키는 싱글몰트 위스키는 위스키시장이 정체현상이 보이는 가운데서도 최근 5년간 급속 성장하고 있다.




양사 모두 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올해(6월 말 회계법인) 매출액 3천972억원, 영업익 1천95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무려 27.6%에 달했다. 영업이익이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다 영업이익률은 2008년 21.4%에 꾸준히 상승중이다.


페르노리카도 영업익이 매년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영업이익률도 큰 폭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2008년 12.8%에서 4년만에  20.7%를 기록했다.

위스키 시장 1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 연말 시장 판도가 변화할지 주류업계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편 올들어 10월까지 국내 양주 판매량은 195만여 상자로 지난해보다 7.2%감소했다. 경기침체 여파로 값비싼 양주 대신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폭'이 대세를 이루면서 양주시장 규모를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