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LTE로 휴대폰 '명가재건' 한발 바짝
"LG 스마트폰이 이제는 경쟁사들과 한판 붙어 볼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 24일 연세대학교 제2공학관에서 열린 LG전자 임원특강에 나선 강신익 글로벌마케팅부문장(사장)의 말이다.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LG의 반격이 시작됐다.
LG전자(대표 구본준)를 비롯해 LG유플러스(대표 이상철), 그룹 지주사인 (주)LG(회장 구본무)까지 나서 LTE 시장에서 명가재건을 위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휴대전화 연구개발 및 마케팅 인력과 조직을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했다. 또 유상증자로 확보되는 1조원 가운데 6천억원을 스마트폰사업에 투입한다.
최근 LG전자 사무실 곳곳에는 "우리에게 지난 2년 동안은 자존심에 많은 상처를 입었던 시기였다. 이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을 보유하게 된 만큼 직접 써보고, 친구나 선후배, 친척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하라"는 벽보가 붙었다.
대리, 과장급 사원협의체인 주니어보드의 제안으로 시작된 '우리부터 우리 것 쓰자'는 캠페인의 일환이다.
지난 24일 LG전자가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우리사주조합에 우선배정한 공모도 청약률 100%를 기록했다. 경쟁률이 10대1을 웃돌았을 정도로 차익 실현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스마트폰 부진으로 지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향후 LTE를 약진을 발판으로 삼아 경영상황이 호전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가진 임직원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자신감의 또 다른 근원은 '옵티머스 LTE'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LTE 시장에서 LG전자 옵티머스 LTE는 20만대가 팔려 단일 모델 가운데 최고를 기록하며 점유율 33%를 달성했다. 다만 제조사별 판매량은 삼성전자에 10만대 가량 뒤졌다. 팬택과 해외 브랜드 LTE폰은 판매량 9만대로 점유율 15%를 기록했다.
갤럭시S 시리즈를 앞세워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등극한 삼성전자와는 달리 고전을 거듭하던 옵티머스가 LTE로 괄목할만한 활약을 펼친 셈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망 고도화 및 마케팅 투자를 늘리고 있다. LTE시대에는 SK텔레콤과 KT를 제치고 새 판을 짜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LTE 서비스 반경을 이미 서울과 광역시를 비롯해 전국 45개 도시까지 넓혔고 연말 82개 도시, 내년 1분기에는 국내 사업자 중 처음으로 읍·면 단위까지 늘려 전국망을 완성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LG유플러스는 그간 3G 환경에서는 제약이 많았던 ▲HD급 주문형비디오(VoD),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솔루션 등 대용량 서비스 ▲UCC, 파일전송, 웹하드 등 빠른 업로드 서비스 ▲네트워크게임, 고화질 영상 진료·진단, 다자간 영상전화, 원격교육 등 실시간 서비스로 통신서비스 경쟁 구도를 바꾸며 새 역사를 써나간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공격적인 전술이 힘을 받으면서 그간 국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20%에도 미치지 못하던 LG유플러스는 현재 LTE폰 전체 판매량 60만대 가운데 25만대를 돌파하며 41.6%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점유율 상승은 즉각 실적에 반영됐다. LG유플러스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3%와 299.4%늘었다.
지주사인 (주)LG는 LG전자와 LG유플러스에 LG CNS의 연구개발 인력을 파견하는 등 협조체제 구축을 유도하고 있다.
LTE 약진에 힘입어 LG전자가 3G 폰에서도 자존심 회복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