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부진 속 자문형 랩에서도 고전
올해 초 주식시장에서 높은 수익률로 각광받았던 자문형 랩 어카운트 시장이 증시 급락의 영향으로 고전하고 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자금 유입이 중단되고 자금 이탈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럽발 악재 등으로 국내 증시가 요동치면서 자문형 랩도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삼성증권의 자문형 랩어카운트 잔액은 2조5천억원으로 6월말(3조4천억원) 대비 9천억원 가량 줄었다. 지난 1분기(4~6월)에 자금유입이 활발했던 자문형 랩은 7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우리투자증권은 8천900억원(24일 기준)으로 6월 말의 1조2천700억원보다 3천800억원 감소했다. 대우증권은 3천310억으로 6월 말 대비 2천억원 가량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8천188억원(15일 기준)으로 6월 말 대비 3천300억원 감소했다.
자문형 랩은 고객의 의사를 반영한 맞춤형운용인 반면 많은 종목에 분산 투자하기보다 15개 안팎 주도주 중심의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게 특징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자문형 랩 어카운트가 주가하락 시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런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의 자문형 랩 정체 현상은 2분기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여기에 8~9월 주식시장의 폭락에 따른 자기매매손익 감소가 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 증권사들의 올해 2분기(7~9월) 잠정 실적은 전분기 대비 40% 급감했다. 국내 62개 증권사(국내 42개사, 외국계 국내법인 8개사, 외국사 국내지점 12개사)의 2분기 순이익은 4천478억원을 기록, 1분기 7천933억원에 비해 43.6%나 줄었다.
삼성증권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7.8% 감소한 465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년 동기대비 41.3% 감소한 449억9천100만원을 기록했으며 현대증권은 전년동기대비 95.1% 감소한 3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급락으로 2분기 증권사들의 상품 운용 실적도 영향을 받았다”며 “자문형 랩의 자금유입이 주춤한 데다 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4~9월) 국내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218억원 증가한 1조2천411억원을 기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