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 악재첩첩, 1조원 배상판결에 실적부진까지

2011-11-29     박신정 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듀폰과의 특허소송 1심에서 패하자 주가에 직격탄을 맞았다.

소송 패소로 1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어주게 되자 투자자들은 싸늘하게 등을 돌렸고 주가는 바닥을 모르고 고꾸라지고 있다.

28일 코오롱 인더스트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천600원(-4.21%) 하락한 5만9천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10일 중 단 하루를 빼고 하락세를 탔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가는 지난 6월 코스피200에 편입된 후 외국인들의 집중매수세와 상반기 실적개선에 힘입어 승승장구했다. 지난 7월 18일 12만9천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내림세를 보이던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는 9월 들어 듀폰사와의 소송 배심원 평결이 나면서 5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최고점 대비 반토막도 안되는 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소송의 결과가 최종 확정되지 않고 계속 진행 중이라며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결국 1심에서 패하게 되며 주가는 하염없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최근 4개월 사이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는 50% 가까이 빠졌다.

28일 코스피지수는 기관 매수세와 이탈리아 국제통화기금 지원 소식에 강세를 보였지만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상승세에 편승하지 못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8.88포인트(2.19%) 오른 1815.28에 장을 마감했다.


▲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 동향.



주요 증권사들은 코오롱인더스트리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목표주가를 기존 16만5천원에서 7만5천원으로 대폭 낮췄고 하나대투증권도 12만4천원에서 7만9천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도 대규모 배상금을 우려해 목표주가를 12만5천원에서 7만5천원으로 내리는 등 주요증권사들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증시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유진투자증권는 소송패소에 대한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커진 코오롱인터스트리에 대한 분석을 아예 일시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진투자증권 곽진희 연구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듀폰과의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우려가 높아졌고 1조원이 넘는 배상금 반영 규모와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추후 항소와 국내법원 판결을 통해 소송에 대한 명확한 내역이 나온 후에 코오롱 인더스트리에 대한 분석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 이종욱 연구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이번 판결로 1조원이 넘는 현금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취소한다면 향후 성장동력에 제동이 걸릴 우려가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듀폰사의 아라미드섬유 ‘케블라’의 핵심기술과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혐의로  1조 487억원(9억 2천25달러) 배상금 지불 판결을 받았다. 이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자기자본의 71.24%인 해당되는 규모이다.

현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천464억원, 유동자산은 1조8천899억원에 불과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현재 쏟아낼 수 있는 자산을 모두 탈탈 털어야 배상금을 겨우 지불할 수 있는 상황으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한편 연이은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3분기 실적 역시 좋지 않았다. 수익성 악화를 겪으며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3.6% 하락한 9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6.8% 증가한 1조2천780억원, 순이익은 10% 늘어난 994억원으로 집계됐다. 패션부문 업황둔화와 필름부문의 전방 수요가 악화되면서 이익감소로 이어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천문학적인 배상액 규모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해 항소는 물론 피해수습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승소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이번 판결이 그대로 이어질 경우를 고려하면 막대한 리스크를 짊어지게 된 셈이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