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공방에도 여신금융협회 '뒷짐' 눈총

2011-11-30     김문수기자

카드사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여신금융협회(회장 이두형)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드 및 캐피탈업계와 금융당국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여신금융협회가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사의 수수료율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대 및 기아자동차는 카드사에 수수료율 인하요청 공문을 보낸데 이어 지난달 말 KB국민카드의 자동차 판매 결제를 중단시키는 등 전면전에 나섰다. 

자영업자들 역시 신용카드 차별화를 선언, 수수료율이 낮은 카드를 선별해 권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홈쇼핑의 경우 롯데카드(3.10%)가 현대카드(2.29%)보다 0.81% 포인트  높으며, 레저시설 및 판매는 삼성카드(3.50%)가 하나SK(1.50%)보다 2%포인트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중소가맹점에서는 동일 업종에서 수수료가 저렴한 카드 사용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카드사들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체크카드 서비스를 축소하려던 카드사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처럼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여신협회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모습이다.

여신협회가 주요 이슈에 침묵을 지키면서 정부와 카드회원사들로부터 동시에 불만을 사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카드업계 노조 관계자는 “여신협회가 회원사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기존 방침과 달리 입을 다물고 있다”며 “업계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물론 의견 조율역할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요구가 계속되면서 카드사들이 어려운 입장에 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수수료율은 카드사별로 경영정책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며, 담합의혹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협회에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여신협회가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회원사간의 의견교환을 통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영업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업계의 건강한 발전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편, 30일 전국 2만여명의 중소 자영업자들은 동맹휴업을 실시하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가맹점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 확산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카드업계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