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지상파 HD방송 중단 3일째..소비자 '분통'
지상파 디지털 케이블TV 방송 중단이 3일째로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30일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지상파 방송사들은 디지털 방송의 중단 책임을 서로에게 떠미는 내용의 자막을 내보내고 있다.
케이블 SO들은 '10-1', '12-1' 등의 형태로 디지털 방송을 송출하던 바이패스(By-pass) 채널에 암전 화면과 함께 각 방송사의 전화번호를 고지하는 자막을 내보내고 있다. SBS와 KBS 역시 하단 스크롤 자막으로 디지털 고화질(HD) 방송의 중단이 SO 탓이라며 각 SO의 민원 전화번호를 고지하고 있다.
SO와 지상파 방송사는 물밑접촉을 통해 협상을 계속하고 있지만 입장 차가 커 절충점 모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양측은 지상파가 받아야 할 가입자당 요금(CPS)을 당초 지상파가 주장하던 280원보다 낮은 100원 수준으로 낮추는 데는 뜻을 모았지만 낮춘 가격의 적용 대상을 신규 가입자로 할지 이전 가입자까지 포함시킬지를 놓고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에 사는 주부 김모(54)씨는 "갑자기 TV 화질이 나빠져서 고장난 것 아닌지 리모콘을 한참 만지작거렸다"며 "지상파 방송이 잘 안나와서 케이블TV를 신청했었는데 다시 흐린 화면이 나왔다. 돈은 돈대로 내고 제대로 된 방송도 못보니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회사원 남찬우(38)씨도 "지상파 방송에 대한 수신료가 꼬박꼬박 빠져나가고 있고 케이블TV 요금으로도 매달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며 "지상파와 케이블 사이의 싸움에서 누가 이기든 관심 없으니 돈 낸 만큼 양질의 서비스를 제대로 받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ㆍ사회단체들도 잇따라 입장을 표명하며 방송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지상파, 케이블 중 비판의 무게를 두는 곳은 다르지만 시청권이 보호돼야 한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