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쇼호스트 시연' 과 '자막 안내'는 별개?

2011-12-02     임수영 기자

홈쇼핑에서 상품을 구매할 경우 방송 내용 외의 세부사항까지 꼼꼼히 챙겨야 한다.

방송 중 시연 장면이나 쇼호스트의 안내만 믿고 컴퓨터를 구입한 소비자가 제품 수령 뒤 예상했던 기능이 작동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2일 충북 청주시에 사는 송 모(남.46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1월 17일 현대홈쇼핑 방송을 통해 110만 원대에 컴퓨터를 구입했다.

당시 3D게임을 시연하는 화면을 방송으로 확인한 송 씨는 평소 게임을 즐기는 중1 아들을 위해 제품을 주문했다.

며칠 뒤  컴퓨터가 도착했고 송 씨의 아들은 곧바로 3D게임을 실행했다. 그러나 방송 당시 시연과는 달리 게임이 끊기는 등 오류가 발생했다.

홈쇼핑 고객센터 측으로 문의하자 "실행하려는 3D게임은 고사양 게임이라 구매한 컴퓨터로는 실행이 불가능하며, 그같은 내용을  방송시 자막으로 안내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환불을 요구하는 송 씨에게 "원하는 게임을 하기 위해선 그래픽카드를 별도로 설치해야 하며, 이미 컴퓨터를 설치했으므로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방송 당시 쇼호스트의 말과 시연 장면에만 주의를 기울였던 송 씨는 미처 자막의 내용까지는 챙기지 못했다고.

결국 송 씨는 그래픽카드 별도 구매 비용을 알아봤고 구매 컴퓨터 절반에 가까운 5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라야 했다.

송 씨는 "방송 당시 자막을 보지 못한 것은 내 과실이라손 치더라도 컴퓨터 성능이나 전문 용어 등을  일반 소비자가 모두 알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소비자 입장에서 쇼호스트의 말과 방송 중 보여주는 시연 장면을 전적으로 의지할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3D게임에 수많은 종류가 있어 실행 가능한 모든 게임들을 자막으로 안내하기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게임 사이트 등에 들어가 구매하려는 컴퓨터 사양과 맞는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송 씨는 "'고사양'이라는 기준과 분류에 대해 자막이 아닌 쇼호스트의 안내 등으로 더 적극적으로 알려줬다면 이 상품을 구매하는 일은 애초에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