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왕의 귀환', 임원들도 몰랐다?
삼성전자 주가가 임원들의 잇따른 자사주 매도 속에서도 100만원을 훌쩍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8월 중순 60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3달여 만에 50% 이상 급등하며 왕의 귀환을 알렸다.
지난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종가 기준 107만4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대비 6.97% 올랐으며, 지난 달 29일에 이어 3일 연속 100만원을 넘어서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최고가 경신은 삼성전자 임원들이 시세차익을 거두려 잇달아 자사주를 장내매도하는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통상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도하게 되면 주가는 떨어지게 된다.
2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안다'는 삼성전자 임원들은 지난 11월 한달 연달아 자사주를 매도했다. 그간 삼성전자 임원들이 자사 주식을 파는 경우 주가는 단기고점을 나타낸 경우가 많았다. 임원들의 자사주 매도는 대개 주가가 한계점에 달했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실제로 11월 한 달 삼성전자 주가는 줄곧 95~97만원선을 유지하며 좀처럼 100만원선을 돌파하지 못했다.
지난달 25일 삼성전자 김상현 전무는 주식 2천825주를 94만~94만3천원선에서 매도해 26억5천여만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15일에는 최재흥 상무가 1천500주를 99만9천원에 매도해 6억3천여만원의 이익을 거뒀다.
4일 전인 11일에는 엄대현, 박병대 전무가 2천주씩 983천450원과 98만840원에 각각 매도해 13억원과 8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정금용 전무를 비롯해 김진안, 강경훈 전무 역시 97~99만원선에서 주식을 처분해 15억원 가량의 이익을 거뒀다. 신명훈, 이재형 전무 또한 9억과 12억원의 차익을 냈다.
정현호 부사장은 11월10일 98만6천원에 1천329주를 매도했다. 이 외에도 홍창완 부사장, 이기옥 상무, 김종산 상무, 김용관 상무, 최정연 상무, 고동진 전무, 이현동 전무, 원기찬 전무, 박두의 전무 등도 수백주씩 보유주식을 팔았다.
그러나 임원들의 분석과 달리 삼성전자 주가는 12월 들어 100만원대에 안착했다. 스마트폰 부문 등에서의 탁월한 실적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스마트폰 갤럭시S2가 애플을 밀어내고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등 연결기준 영업이익 4조2천억원의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4분기 매출 45조7천억원 영업이익 4조6천억원을 올려 '매출 150조원 영업이익 15조원'을 충분히 달성할 것이라 보고 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3분기 2천900만대에서 4분기 3천100만대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반도체, 아몰레드 등 부품 사업 성장까지 견인하는 선순환 시너지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 급성장 과정에서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 기업으로 자리를 굳혔다"며 "2014년 이후에는 반도체 부문의 매출이 인텔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삼성전자의 현재 벨류에이션은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10만원선에서 130~142만원선으로 일제히 상향조정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