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LA공연 취소로 '떡'된 이유

2007-07-01     뉴스관리자

    
가수 비(본명 정지훈ㆍ25)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기로 한 월드 투어 공연이 시작 직전 취소돼 미국 투어 전체 공연이 끝내 무산됐다.

LA가 미국 투어 5곳 가운데 취소되지 않고 남은 유일한 공연이고, 한인들이 많은 곳이라는 점에서 공연 성사에 만전을 기울인 비는 이번 취소 결정에 분루를 삼켰다고 한다.

투어 주관사인 스타엠은 이날 LA 현지에서 연합뉴스와 전화통화를 갖고 "근본적으로 현지 공연 기획사인 V2B글로벌의 자금 문제였다"며 "무대 설치를 위해 계약한 업체들이 돈이 지급 안되자 작업을 '스톱'했다. 부랴부랴 현금을 맞춰 12시간 만에 무대를 세팅해야 했지만 공연 당일 업체들이 계약금으로 받은 수표가 지급 거부되는 사태까지 발생해 조명 업체가 철수했다"고 밝혔다.

스타엠에 따르면 무대는 밴드가 설 곳도 없고, 돌출 무대가 휘어졌으며 영상이 강조된 공연인데 스크린을 세울 수 없어 공연이 불가능한 했다는 것.

게다가 LA시의 관련법에 따라 국내에서 공수해간 장비를 쓸 수 없었고 현지 프로덕션 매니저와 프로모터조차 이런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공연 시작 3시간 전 LA시 안전 감시관으로부터 장비를 철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스타엠은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현지 티켓 판매가 부진해 공연이 취소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비 측과 현지 프로모터 모두 "1만2천석 중 스폰서 티켓까지 포함해 총 77%를 판매했다"면서 "티켓 판매가 부진해 공연을 취소했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스타엠 관계자도 "LA는 한인 등 아시아계가 많이 사는 곳인 만큼 설령 티켓 판매가 저조해도 여기까지 온 마당에 공연을 포기하겠느냐"면서 "비는 2주 전 이곳에 도착해 인터뷰, 기자회견 등 프로모션과 연습에 최선을 다했다. 심지어 한 곡이라도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다면 공연을 진행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비의 월드 투어 미국 공연은 처음부터 법적 소송에 휘말리며 난항을 예고했다.

미국 네바다주에 있는 음반기획사 레인 코퍼레이션(Rain Corporation)이 지난해 12월 열린 라스베이거스 공연에서 '레인'을 사용한 데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서비스권 소송과 향후 공연에 '레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던 것. 그러나 지난달 21일 가처분신청은 기각됐다.

스타엠은 재판으로 인해 시간이 촉박하다고 판단해 LA 공연만 제외하고 지난달 15일 하와이, 19일 애틀랜타, 23일 뉴욕, 27일 샌프란시스코 공연을 일단 취소했다. 당시 스타엠 측은 올 가을에 이 지역 공연 일정을 다시 잡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우여곡절 끝에 재출발 하려던 비의 공연은 하와이 프로모터의 소송 제기로 재차 제동이 걸렸다.

비의 하와이 프로모터인 클릭엔터테인먼트는 "비의 북미 공연 판권을 가진 레볼루션엔터테인먼트, 주관사 스타엠 등이 공연 시작 전 라이선스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50만 달러를 가로챘다"고 주장하며 현지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에 대한 소문을 바로잡기 위해 결국 비는 자신의 생일인 지난달 25일 팬카페에 글을 올렸다.

비는 "이제 미주 공연을 시작하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레인(Rain)이라는 이름과 프로덕션 문제로 공연에 차질을 빚게 됐다"며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팬들과의 약속이 깨진 것에 너무나 속이 상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프로덕션 문제로 자꾸 많은 루머들이 생겨나는데 많은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팬들을 위한 공연이 더 이상 차질을 빚지 않았으면 좋겠다. 차라리 다음 공연부터는 내가 기획하고 내가 직접 무대를 세워야겠다. 그럼 아무 문제 없겠죠"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LA 공연 취소가 결정난 뒤 스타엠의 한 관계자는 "현지 공연기획사의 준비 부족으로 비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LA 공연 취소 사태로 인해 향후 비의 미국시장 진출 계획은 물론 다른 국내 가수들의 해외 진출 전략에도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