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맥주가 가격인상 NO한 이유는, 시간벌기?
하이트진로의 맥주가격 인상여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경쟁업체인 오비맥주가 11일부터 카스 등 주요 맥주제품의 출고가를 7.48% 올리겠다고 발표했지만 하이트진로는 맥주값 인상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 시장 1위 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면 후발업체들이 자연스럽게 따라가 어부지리하는 관행을 벗어나고 있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최대 성수기인 연말 망년회를 겨냥해 시간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맥주는 영업이익률과 시장점유율 하락, 원가부담 상승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하이트맥주 역시 가격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맥주업계가 마지막으로 출고가를 인상한 시기는 2009년 하반기. 10월 오비맥주가 2.8% 인상하자 다음 달 하이트맥주가 2.58%를 인상했다.
수입 맥아 가격이 2006년에 비해 100% 급등했던 탓이었다. 지난해 주춤했던 맥아가격이 올 들어 다시 오름세를 타며 전년 대비 31% 상승하자 맥주업계는 실적악화의 시름을 피해갈 수 없었다.
하이트맥주는 올 상반기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이 3년 전과 비교해 2배가량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률은 9%p 감소해 반토막이 났다.
수년간 지켜온 업계 1위 자리마저 오비맥주에 빼앗긴 상황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 출고자료에 따르면 하이트맥주는 올 3분기 시장점유율 1위자리를 오비맥주에게 내줬다. 현재 하이트맥주의 시장점유율은 48.80%로 오비맥주 51.20%에 2.4%p 뒤쳐져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하이트진로가 즉각적으로 가격인상에 나서지 않는 것에대해 업계는 연말 성수기에 시장 점유률을 만회하기위한 시간벌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가격이 인상될 경우 경기침체로인한 소비 감소를 더욱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 맥주가 진로와 합병 후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영업망 분리 정책이 종료되는 내년 1월 가격을 올려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시간벌기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인상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는 이미 오름세를 보였다.
하이트진로는 8일 전일 대비 800원(+2.53%) 오른 3만2천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주회사인 하이트홀딩스는 전 거래일 대비 800원(+7.17%) 급등한 1만1천950원에 장을 마쳤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