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재고 쌓이는데 전기료 폭탄까지 한숨 푹푹
철강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불황 여파로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다 원자재와 전기료 인상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높아져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등 철강 빅4의 재고자산은 올 3분기 현재 지난해 말에 비해 최고 32% 이상 불어난 상태다. 경기가 좋았던 2009년과 비교해선 대부분 2배로 늘어났다.
수입에 의존하는 원재료 가격은 최고 120% 이상 급등했다.
9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의 올 3분기 재고자산은 7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말(6조원)보다 21.8% 불어났다.2009년말(3조원)보다는 143.8%나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말 재고자산 규모가 2조7천억원에 달한다. 2009년 말 1조5천억원에서 80.4%나 증가한 수준이다. 동국제강도 2009년 말 8천억원에서 올 3분기 1조6천억원으로 2배 늘어났다. 현대하이스코도 3천300억원 상당이던 재고자산이 올 3분기 말 6천억원으로 88.4% 증가했다.
건설.조선업계 경기불황 등으로 수요량이 줄어들면서 초과 생산된 물량이 창고에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철강사의 열연제품 중 조선에 사용되는 후판의 판매가격은 t당 111만원이지만, 공급과잉으로 시장에서의 실질 거래가격은 t당 90만원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요 철강제품인 열연, 냉연의 원재료값은 지난 2009년말에 비해 100% 넘게 치솟았다.
포스코의 경우 2009년 t당 8만7천원이던 철광석 가격이 올 3분기 말 19만3천원으로 121.8% 급등했다. 조강 생산의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은 호주 등지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그대로 원가부담으로 작용한다.
석탄도 같은 기간동안 16만6천원에서 28만8천원으로 73.5%, 고철은 39만4천원에서 56만7천원으로 47.5% 인상됐다. 최근 수요량이 급증하고 있는 니켈도 1천887만3천원에서 2천734만5천원으로 44.9% 올랐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후판 등 열연제품과 스테인레스 등 냉연제품 가격은 고공행진이다.
열연은 약 3년 전이던 2009년 말 t당 79만9천원에서 95만원으로 18.9%, 냉연은 이 시기에 92만5천원에서 107만4천원으로 16.1% 올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산업용 전기료가 올해만 2차례 인상되면서 전기사용량이 많은 철강업체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8월(6.4%)에 이어 12월 다시 6.6% 인상되면서 올해만 13%나 인상됐다.
포스코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추가 부담액이 연간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생 가스를 활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연간 전력 사용량의 70%를 자급하고 있지만, 워낙 절대 사용량이 많아서다.
현대제철 등 전기고로 방식의 철강업체들도 전기료 폭탄이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올해 전기요금이 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 중 전기료 인상으로 인한 추가 부담은 400억원 내외가 된다, 동국제강과 동부제철도 각각 100억원과 7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