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 전방위 압박에 카드사'사면초가'
신용카드 수수료를 둘러싼 논쟁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들은 수수료율을 낮추면 수익이 크게 떨어진다며 맞서고 있어 타협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드 수수료 인하 논쟁은 지난달 음식점 업주들이 2.7%인 카드 수수료율을 대형업체 수준인 1.5%로 낮춰달라며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이후 주유소, 경비업, 부동산중개업, 학원, 유흥업소 등이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며 결의대회를 열었다.
중소자영업자에 이어 대기업인 자동차 제조사도 이에 가세했다.
현대차는 삼성, 신한, 현대, 롯데, 비씨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 차종 구매 시 카드 수수료율을 낮추라는 공문을 보냈다.
카드사들은 현대차의 요구에 굴복해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1.75%에서 1.7%로 낮췄다.
이어 르노삼성과 한국GM 등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현대차와 같은 수준으로 수수료를 내려달라고 카드사들에 공문을 보냈다. 쌍용자동차도 인하 가능성을 카드사들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교통카드사업자, 주유소에 이어 중소의원과 약국도 집단행동에 나섰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가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마케팅 활동 등을 위한 비용이 많이 들어 순이익을 거의 내지 못한다고 항변하고 있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타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급기야 그 불똥이 소비자에게 튀고 있다.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 포인트ㆍ마일리지 적립이나 할인서비스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카드사에 대한 전방위 압박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카드는 이날 전날보다 2.45% 떨어진 4만1천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독립 카드사를 자회사로 둔 KB금융, 신한지주 등도 2~3%대 하락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