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프린터 티셔츠, 한지까지 뽑아
2007-07-04 뉴스관리자
‘티셔츠, 한지사진까지 프린터로 뽑는다?’
얼마전 시청 앞 고층빌딩에 걸려 화제를 모았던 영화 ‘황진이’ 대형포스터. 가로 23m, 세로 25m로 15층짜리 건물의 반 이상을 가릴 정도의 거대한 포스터를 뽑은 것은 다름아닌 프린터. 최근 여의도 AIG보험 신사옥 건축현장의 보호외벽을 두른 장식물 역시 윤전기와 크기가 맞먹는 초대형 프린터로 뽑아냈다.
프린터의 영역 파괴가 거침없다. 이는 디지털 기술과 프린터가 만나 가능해진 것. 디지털프린팅이 기존 아날로그 인쇄방식을 급격히 대체하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인쇄할 수 없었던 영역도 프린터가 파고 들고 있다. 기존 아날로그식으로 이뤄지던 대형 옥외광고, 버스광고포스터는 물론 미술작품, 대형사진작품 등 예술분야까지 침범한 것. 포토달력이나 쿠션, 소파, 티셔츠 등 생활용품에서도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한국 HP의 윤선영 과장은 “컴퓨터로 통제하는 디지털프린팅은 일괄제작하던 아날로그방식과 달리 수정이 바로바로되며 맞춤형 인쇄가 가능해 강점”이라며 “기존 아날로그식으로는 불가능했던 세밀한 건축설계도면 역시 0.04mm의 선까지 잡아내면서 뽑아내고 또 화질 역시 사진 수준으로 구현돼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진, 미술작품 등에 쓰이는 아트프린팅은 이미 대세. 전문가용 포토프린터가 나오면서 기존 인화사진 이상의 퀄리티를 구현, 이 시장을 일찌감치 점령한 것.
지난 달 서울에서 열린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마틴파의 회고전에서 HP 디자인젯 Z3100로 뽑은 사진들이 전시됐다. 작년말 러시아 에르미타주 국립박물관에서 한복사진전을 연 조세현 작가 역시 엡손의 스타일러스 프로시리즈를 이용해 모든 작품을 뽑았다. 특히 이 때 선보인 한복입은 여인을 모토로 한 사진들은 모두 전통한지에 인화, 출력됐다.
기존 옵셋 방식 아날로그 인쇄기가 주종을 이루던 충무로 인쇄소 거리에도 디지털바람이 불고 있다. 디지털프린팅이 포토샵 등 수정작업이 쉽고 인쇄효율 역시 뛰어나기 때문. 기존 포스터와 달리 디지털프린팅으로 만든 선거포스터는 얼굴의 솜털과 미세한 주름살까지 잡아내 한결 살아있는 인물사진 나온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한국 HP관계자는 “디지털프린터가 기존 옵셋방식 인쇄기에 비해 도입비용은 30%~50% 싸고 운영비 역시 30% 절감할 수 있다”며 “올해 대선을 기점으로 보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헤럴드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