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잇단 악재에 주가 '진땀'

2011-12-13     윤주애 기자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연달아 악재를 만나며 진땀을 흘리고 있다.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유럽 선주사로부터 약 6천억원 규모의 선박 4척에 대한 수주계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 또 자회사 디섹의 코스피 상장 추진이 올해로 3번째 실패할까 전전긍긍이다. 디섹은 대우조선해양이 70.1%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설계용역 및 조선기자재 공급 자회사다.

◆ 유럽선주사 수주 취소에 3천억 시총 증발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3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하락세를 타고 있다. 지난 7일 종가 3만300원에서 12일 2만8천650원으로 1천650원(5.5%)이 감소했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 3천160억원이 순식간에 날아갔다.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지난 9월26일 최저가 1만9천700원을 찍은 이후 이달 6일 3만1천50원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지지부진한 움직임이다. 조선업계는 유럽발 악재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부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신규수주 급감에 이어 수주계약 취소까지 늘어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번에 대우조선해양의 주가가 급하락한 것은 최근의 유럽발 수주취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008년 6월 대우조선해양은 유럽지역 선주사로부터 당시 매출액(7조1천억원)의 7.5%에 상당하는 5천300억원 규모의 선박 4척을 수주했다. 당시 2012년 12월10일을 만기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 벌크선 2척 등 총 4척에 대해 계약을 체결했던 것.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선수금 59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금이 지난 9일까지 입금되지 않아 계약이 취소됐다고 지난 9일 밝혔다.


회사 측은 해당 유럽 선주사 측이 2008년 수주계약을 체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취소 요청이 들어와 실제로 선박건조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여서 손해 볼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선수금으로 인해 금융이익을 얻었다는 것이 대우조선과 증권가의 시각이다.


그럼에도 STX조선해양에 이어 빅3로 분류됐던 대우조선마저 수주계약 취소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당분간 조선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전망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4월 유럽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4척의 로로선의 납기를 올해 10월에서 2012년 8월로 연기했다. 로로선은 화물을 실은 트레일러를 통째로 운반할 있는 선박이다. STX조선해양도 선주들의 요청으로 연말 또는 내년에 도래할 11척의 선박(약 13억 달러) 인도시기를 최근 무기한으로 연기했다.


 



◆ 조선업황 부진으로 자회사 상장도 가시밭길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 디섹은 지난달 코스피 상장심사를 신청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여부를 심의한 결과 '재심의' 판정을 내렸다.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 아니어서 이달 중순께 열리는 위원회에서 최종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약 1년만에 이뤄진 '3수'  도전이다.

디섹은 지난 2008년 4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려다 미승인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9월에는 유가증권시장으로 변경해 상장을 추진했지만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디섹은 지난해 매출액 3천300억원, 영업이익 281억원, 순이익 256억원을 기록했다. 5년 전보다 자산규모는 400억원에서 2천700억원으로 6.7배 성장하는 등 대우조선해양의 우량 자회사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분 51%를 보유한 루마니아의 망갈리아 조선소가 최근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디섹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1997년 약 450억원에 인수한 망갈리아조선소는 대우조선해양과 현지 국영기업인 2MMS가 각각 51%,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당기순손실액 2천700억원 등 적자경영이 이어졌고, 지난해에도 수백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점진적으로 적자폭을 줄여가고 올 여름 3년여만에 컨테이너 선박을 수주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과거의 영광을 찾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8년 망갈리아조선소에 1천500억원을 투입하고, 2009년에는 차입금 6천만 달러에 대한 지급보증도 섰다. 지난해에는 단기 대여금 형태로 1천500만 달러를 추가로 빌려줬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