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면 뭐해, 통화가 안되는데..

끊기고 막히는 통신 불량 이용자 항의 빗발...LTE에 밀려 서비스 뒷전

2011-12-15     김솔미 기자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수가 2천만 명을 돌파했지만 특정 지역이나 건물에서 발생하는 통신장애를 겪고 불만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통신품질이 불안정해 본사에 항의했지만 수개월이 지나도록 장애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등 스마트폰 통신품질에대한 소비자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각 이통통신사들이 4G 롱텀에볼루션(LTE) 사업 확장에 주력하면서 기존 가입자들에 대한 서비스는 뒷전으로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주민등록지, 요금 청구지, 직장 소재지 등 주생활지에서 통화품질에 장애가 있을 경우 가입 14일 이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간이 지났다면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명확한 보상기준이 없어  개선 작업이 이루어질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접수된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폰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58.5%(558건) 증가한 910건. 이중 음성 및 데이터 사용 중 끊김 현상 등 ‘통신품질 불량’이 30.1%(226건)로 가장 많았다.

▲ 통신 연결이 불안정한 장면(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 신규건물 들어서자 통신장애..보상은?

15일 부산시 동구 좌천동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최 모(남.34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0월 중순께 회사 건물 내에서 이동전화 수발신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을 알고 SK텔레콤 측에 개선을 요청했다.

최 씨에 따르면 자신 외에도 동일한 사무실에 근무하는 10여명의 SK텔레콤 가입자 모두 불편을 겪고 있었다.

AS기사가 몇 차례 다녀간 후에도 장애복구가 되지 않자 답답해진 그는 통신 불량에 따른 보상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했다고.

최 씨는 “아무리 항의해도 한 달이 넘도록 기다려달라는 답변밖에 없다”며 “해결이 안 된다면 그동안 발생한 통신요금에 대해 일부 보상이라도 해주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SK텔레콤 측에 따르면 최 씨가 근무하는 좌천동에 신규건물이 들어서면서 일부 건물이 음영지역으로 바뀐 상황. 통신망의 문제가 아닌 외부 조건의 변화로 인한 통신 장애이므로 직접적인 보상은 어렵다는 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관계자는 이어 “통신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부분적으로 끊기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며 “광중계기를 설치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12월 중순까지는 정상적으로 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먹통 휴대폰 통신사 옮기자 쌩쌩

서울 구로구에 사는 마 모(여.38세)씨 역시 최근 KT에서 갤럭시2를 개통했다가 돈과 시간을 낭비했다며 본지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파트 14층에 거주하는 마 씨에 따르면 휴대폰을 개통한지 얼마 안 돼 통화 중에 끊기는 증상이 발생했다고.

갈수록 끊김 현상이 심해지자 그는 KT에 품질 개선을 요청했다. 그러나 중계기 설치 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

마 씨는 단말기 문제일 수도 있다는 담당기사의 설명에 따라 삼성전자 AS센터를 찾았지만 ‘기기 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결국 KT 측은 통신품질 개선불가 지역이라고 판단, 마 씨에게 5개월 분 기본료를 감면하고 단말기 할부금 면제를 제안했다.

하지만 마 씨는 “매번 통화 끊김 현상이 일어날 때마다 집전화로 다시 걸거나, 이통사에 항의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며 “기본료 감면뿐만 아니라 가입 당시 유심비, 채권수수료, 가입비로 들었던 6만 원정도의 금액도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분개했다.

이어 “SK텔레콤을 사용하는 가족들은 모두 통신품질이 양호하다”며 “같은 지역인데 어떻게 KT만 통신 장애가 일어날 수 있느냐”며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회사 내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본료 5개월 감면과 단말기 대금 면제를 제안했던 것”이라며 그 이상의 보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품질 개선을 위해 기지국을 더 세워야 하는데 근처에 마땅한 공간이 없다거나 건물주가 반대할 수도 있다”며 “기지국과의 근접성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어떤 지역은 타 통신사의 통신품질이 우수하고, 어떤 지역은 KT 품질이 우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통화품질 항의해도 4개월째 묵묵부답

LG유플러스 가입자 홍 모(남.30세)씨도 최근 통화품질 문제로 업체 측과 수개월째 실랑이를 벌였다.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회사에 근무하는 홍 씨는 약 10달 전 새 휴대폰을 개통했다. 개통 후부터 지속적인 통화품질 문제로 불편을 겪었지만 업무가 바빠 이통사 측에 장애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4달 전, 더 이상 불편함을 참지 못한 홍 씨는 그제야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중계기 설치를 요구했지만 감감무소식.

답답해진 그는 “(가입자가 많지 않은)지방의 가입자라고 본사에서 소홀히 여기는 것 같다”며 “특히 얼마 전에 시작한 LTE 사업에 전력을 다하느라, 기존 가입자들에게는 신경도 안 쓰는 것 아니냐”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너무 많은 소비자들이 통신품질과 관련한 항의를 하고 있는 데다 중계기 물량도 부족해 업무가 지연되고 있다”고 사과하며 “먼저 접수된 순서부터 순차적으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

본지의 중재 후, 홍 씨의 근무지에는 중계기 설치가 완료됐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솔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