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카메라 못 찍겠다! '소비자 벌떼 반란'
제품 결함ㆍ서비스 엉망 누적… 네티즌 공개청원 실력행사 나서
2007-07-06 백상진 기자
디지털 카메라업체 캐논코리아가 소비자들의 반란에 직면하고 있다.
제품 결함에 대한 불만과 서비스 불만족이 누적되면서 소비자들이 디카 동호회를 중심으로 네티즌 공개 청원을 하는 등 단체 행동을 벌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특정 제품에 대한 불만 때문에 네티즌 공개청원을 하는 것은 보기 드문 사례다. 40만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디지털카메라 동호회 ‘SLR클럽’(www.slrclub.com)의 캐논포럼은 최근 캐논 디카의 핀조정 문제로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발하자 지난 4일 반(反) 캐논운동을 전개키로 하고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 네티즌 청원을 제기했다.
캐논포럼측은 캐논디카의 핀 문제에 대한 불만이 하루에도 100여건씩 쏟아지는등 문제가 심각한 데도 애프터 서비스(AS)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이를 교정하는 데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다면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핀 교정이 간단한 프로그램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정 프로그램이 확산되자 캐논코리아가 불법이라며 경고 서한을 보내 소비자들의 불만을 더욱 폭발시켰다.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교정될 수 있는 데도 캐논코리아가 이를 숨기고 비싼 수수료를 챙겼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다음은 캐논포럼이 공개 청원한 문제점들이다.
◆핀이 맞지 않는 카메라 = 오토포커싱은 카메라의 기본. 그러나 캐논 디카는 새 제품을 사도 핀이 잘 맞지 않아 사진이 흐릿한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때문에 서비스센터에 맡겨 핀을 교정하는 데 문제는 핀 교정을 하는 과정이 말할 수 없이 불편하다는 게 소비자들의 주장이다.
서비스센터 수에 비해 대기자가 워낙 많다 보니 예약하는 데만 한달을 넘게 기다려야한다는 것. 제품을 맡기고 수리하는 데도 3~4일 정도가 걸린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달을 기다려 핀 교정을 받고난 뒤에도 카메라의 촛점이 맞지 않아 재교정을 해야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ID가 Scott(29·회사원)인 소비자는 “몇백만원짜리 카메라가 사자마자 핀이 맞지 않는다면 제품 결함 아니냐”며 “그런 데도 AS 받으러 직접 가야 하고 그것도 한달 넘게 기다려야 겨우 받을 수 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니콘은 서비스 맡기면 그 자리에서 바로 핀 교정을 해줬던 것과 대조된다”라며 캐논코리아의 ‘배짱영업·서비스’ 행태에 분통을 터뜨렸다.
◆제품결함인데 왜 비싼 수수료 내야 하나=사용자의 부주의로 인한 문제가 아닌 데 수수료를 내야 하는 데도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캐논코리아는 정품의 경우 보증기간(2년) 내에는 무료로 핀 교정을 해준다. 그러나 보증기간이 지나면 수리비를 받는다.
수리비는 제품별로 다소 차이가 있는 데 3만~6만원선이다. 과거 LG상사가 수입을 대행할 때는 정품의 경우 AS가 평생 무료서비스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캐논 디카를 사용하다 최근 타사 제품으로 바꿨다는 소비자 ID ‘새날’(39·회사원)은 “사자마자 문제가 있다면 그건 제조상 품질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리콜 개념으로 정품이건 아니건 상관없이 고쳐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핀 교정 프로그램은 불법인가?=최근 한 소비자가 SLR클럽 게시판에 핀 교정 작업이 ‘핀 교정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핀 교정 논란이 불붙었다.
그동안 핀 교정에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긴 AS시간과 돈을 소비했던 소비자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며 제조 회사가 소비자들에게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캐논코리아는 그동안 불법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핀 교정을 한 소비자들에게 공개적인 경고를 보냈다.
캐논코리아는 지난달 29일 SLR클럽에 공문을 보내 “핀 교정 소프트웨어를 불법유출하게 되면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회원들은 캐논코리아를 ‘반 소비자 기업’으로 규정하고 4일 인터넷 포털 다음의 아고라에 '반캐논운동' 네티즌 청원을 제기했다.
앞으로 협상단 구성, 공식 항의서 제출 등도 논의중이다. ID가 cihvirus인 소비자는 “제조회사인 캐논에 내용증명을 보내 불편한 점을 수정할 수 있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캐논 코리아측의 해명과 설명을 듣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소비자 상담실에 전화를 걸어 문의하자 "홍보 담당자와 애기할 사안'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홍보담당 부서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담당자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불가능했다. 전화 회신 요청 메모를 남겨 연락을 요청했으나 반응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