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글로벌 뱅크 도약 "위기를 기회로"

[기획시리즈-금융지주사가 뛴다]③우리금융지주..카드․보험 비은행 강화

2011-12-16     임민희 기자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가 내년 경영목표를 '그룹가치 극대화를 위한 경영인프라 개선'으로 설정하고 다가올 영업대전에서의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 경쟁력 강화 ▲리스크 관리 최적화 ▲수익창출 기반 확대 ▲비은행 부문의 선도적 지위 확보(비은행 강화) ▲글로벌 사업 가속화 등 5가지 사안을 중점 전략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팔성 회장은 특히, '내실경영'에 초점을 둔 다른 지주사들과 달리 "금융위기라고 현재 상태에 머무를 순 없다"며 "강화된 자산건전성을 기반으로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재정문제 장기화로 국내 금융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워진데다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 등으로 우리금융 민영화는 사실상 차기 정부의 몫이 되면서 쉽지 않은 여정이 될 전망이다.

이팔성, 연임 성공 후 민영화․카드분사 중단 악재

이팔성 회장에 있어 올 한해는 '호사다마(好事多魔)'의 해였다.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우리금융 수장에 오른 후 내실경영과 원두경영(OneDo)을 통해 비용절감에 성공, 3년 연속 1조원 이상의 흑자를 달성하며 조직 내 입지를 다졌다.

올해 3월에는 우리금융 창립 이래 회장으로는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하며 지속가능경영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우리금융 민영화 재추진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반대로 독자적인 민영화의 꿈이 좌초된 데다 한때 강만수 회장이 이끄는 산은금융지주와 우리금융을 합친 '메가뱅크(초대형 은행)'론이 득세하면서 중대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결국 금융노조와 정치권의 반대로 메가뱅크 추진이 무산되고 우리금융 민영화 역시 잠정 중단된 상태다.

물론, 일각에서 국민주 방식(공모방식에 의한 매수)과 블록세일(일괄매각), 연기금 참여 등 다양한 대안이 제기됐으나 금융당국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 역행한다는 이유로 반대해 사실상 차기정부가 들어서는 2013년 쯤 우리금융 민영화작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은행과 카드의 비즈니스 영역 차별화를 위해 내년 1월 출범을 목표로 우리카드 분사를 추진했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급증과 카드업계 과당경쟁을 우려해 제동을 걸면서 이 또한 연기된 상태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지속적으로 민영화 기회를 엿보는 한편, 우리카드 분사와 동양생명 인수 등을 통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세계 50위, 아시아 10위 금융그룹 도약'의 꿈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리카드 분사, 동양생명 인수 등 비은행 강화 주력

이 회장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명목으로 지난달 23일 자사주 3000주를 매입해 현재 총 6만3000주를 보유 중이다.

그는 지난 2008년 9월 처음 자사주를 취득한 이래로 2008년 4회, 2009년 2회, 지난해 6회, 올해 13회 등 22차례 자사주를 매입했다. 금융계는 이를 실상 민영화를 대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비은행 강화와 관련해 최근 "동양생명에 관심이 많다"며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보험은 성장 여력이 크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는 우리금융의 계열사인 우리아비바생명(지분 51.6% 보유)과 동양생명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올해 2월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해 우리금융의 11번째 계열사로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출범시켰다. 지난 3월 개점한 후 9월말 기준 BIS비율을 13.49%로 끌어올리고 당기순이익도 5억원을 올리며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원두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리스크 관리와 수익을 적절히 가져가 그룹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비은행 강화 측면에서 카드분사 추진은 변함이 없고 동양생명의 경우 관심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현재로선 가격이 비싸 구체적인 인수계획이 잡혀 있진 않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문의 경우 중국, 인도 등 현지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07년 현지법인(중국우리은행)체제로 전환한 후 한국계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위안화 영업과 직불카드 영업, 국제무역 위완화 결제 등을 실시했다. 또 연말이나 내년초쯤 인도 첸나이지점과 브라질 현지법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 회장의 자신감은 우리금융 만의 영업노하우와 안정적인 자산건전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3분기 말 현재 372조4천억원으로 금융지주사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47% 증가한 1조814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의 3분기 누적 순익은 작년 동기보다 5496억원 늘어난 1조7318억원을 기록했으며 비은행 부문인 우리투자증권은 1천284억원, 우리F&I 375억원, 우리파이낸셜은 322억원의 순익을 각각 거둬들였다.

이 회장이 내년 유럽 재정문제와 가계대출 심화에 따른 가계 및 금융기관의 부실 우려 등 대내외적인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지 주목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