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중 1명꼴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2007-07-09     뉴스관리자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 3명 중 1명은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식품연구원 한대석 박사와 바이오 벤처기업인 네추럴F&P 중앙연구소 김동우 소장은 공동으로 만 20∼50대 남녀 238명을 대상으로 자율신경 균형검사기를 이용해 '심박변이도'를 측정한 결과, 약 43%가 육체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조사대상자 중 69명(29%)은 심한 스트레스 상태였고, 33명(14%)은 정상과 스트레스의 경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대상자의 3명 중 1명꼴로 심각한 스트레스로 고통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나머지 136명(57%)은 정상적인 상태를 보였다.

심박변이도(HRV)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자율 신경계에 영향을 받는 심장 박동의 주기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사람의 스트레스 정도에 대해서는 설문조사 등의 방법으로 보고된 바 있으나 이 같은 방법은 조사 대상자의 기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등 객관성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AP통신이 시장조사기관인 입소스와 공동으로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멕시코, 스페인 등 10개국에서 성인 1천명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인 응답자 가운데 81%가 스트레스를 호소해 10개국 중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국민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조사 대상자의 기분 등에 관계없이 과학장비를 이용해 객관적인 스트레스 상태를 측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들이 실험 전날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하고 실험 2시간 전에는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와 흡연 등도 금지토록 뒤, 자율신경 균형검사기(SA-3000, Medicore Co.)를 이용해 좌우 손목과 발목에 전극을 부착해 5분간 심박변이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심장 박동수에서 128명은 너무 높거나 너무 낮은 비정상 범위를 나타냈고 정상적인 심장 박동수를 보인 사람은 109명에 그쳤다.

정상적인 심장박동수보다 높은 수치에 해당하는 '빈맥' 현상을 보인 사람은 47명이었고 정상 심장박동수 보다 낮은 수치에 해당하는 '서맥' 현상을 보인 사람은 81명에 달했다. 빈맥은 스트레스나 불안 초조의 경우가 원인이 될 수 있고, 서맥은 운동선수가 아닌 정상인에게는 피로감을 줄 수 있다.

또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비율을 나타내는 자율신경 균형도를 측정한 결과, 42%에 해당하는 103명이 불균형하거나 매우 불균형 상태를 보였다. 자율신경의 불균형이 오래 지속되면 정신적.육체적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자율신경계의 조절 능력을 반영하는 자율신경 활성도 측정에서는 44%에 해당하는 109명이 매우 나쁘거나 나쁜 상태를 보여 만성 스트레스가 의심되거나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개개인의 스트레스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심장박동수, 자율신경 균형도 및 활성도 등 3개 측정결과를 종합 분석해 심장박동 주기(SDNN) 수치를 도출했다.

분석 결과, ▲30미만(심한 스트레스 상태) 69명(29%) ▲30∼40(스트레스와 정상의 경계) 33명(14%) ▲ 40이상(정상) 136명(57%)으로 나타났다.

한 박사는 "육체적 스트레스는 식욕을 잃게 하거나 메스꺼움을 유발하고, 심하면 심장 발작 등 심장에 문제를 야기한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육체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