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실장, 부친 혹독한 후계 시험 통과할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내년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는 장남 동관<사진>씨를 태양광사업 전면에 배치해 주목된다.
한화그룹이 그룹 주력사업중 하나로 태양광 부분을 집중 육성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등으로 고전을 겪고 있는 와중에 '새내기'후계자를 전격 투입한 것. 재계 후계자들이 대부분 잘 되는 사업 부문에 투입돼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이를 대외적으로 알려 경영능력의 검증자료로 포장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화그룹은 내년 10월로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김 회장으로는 올해가 부친인 고 김종희 회장으로부터 1981년 경영권을 넘겨받은지 30주년이기도 하다.
취임 30주년을 맞은 김 회장이 요즘 고민하고 있는 사업은 태양광 부문. 지난 1년 동안 한화솔라원과 한화케미칼을 앞세워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막대한 투자와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지만 글로벌 경기불황과 태양광 분야 저성장등으로 손실만 쌓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3세인 김동관 차장이 입사 2년여만에 지난 16일 차장에서 기획실장으로 보직을 처음 받으면서 태양광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김 차장은 지난해 1월 입사해 경력이 짧지만 그룹 회장실에서 김 회장과 해외출장을 수시로 함께 다니고 있다. 또 이번 인사에 앞서 한화솔라원의 등기이사를 맡아 그룹의 신성장 사업인 태양광부문을 챙키며 경영 스펙을 쌓았다.
올해 29세인 김 차장은 미국 명문 세인트폴 고등학교를 거쳐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군에 입대해 통역장교로 복무했다. 2010년 1월 한화에 입사하자마자 신입사원들과 3주간 그룹 연수를 체험하는 등 열정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차장은 19일 현재 한화 지분 4.4%를 보유해 김 회장(22.6%)과 국민관리공단(7.4%)에 이어 3대 주주에 올라 있다. 차남 동원, 삼남 동선씨의 한화 지분율은 각각 1.66%(보통주 125만주)에 불과하다.
김 회장의 3형제는 일찍이 한화그룹의 SI계열 자회사인 한화S&C의 지분 100%를 나눠 갖고 있다. 한화S&C는 계열사 내부거래 등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2009년(221억원)보다 142% 늘어난 53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89억원에서 462억원으로 1년새 무려 417%나 급증했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이 장남이면서 가장 신임하고 있는 김 차장을 그룹의 승부 사업인 태양광사업에 전면 배치해 경영능력을 검증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비상장사인 한화솔라원은 올해 3분기 무려 55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영업적자는 88억원이었는데 손실규모가 7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솔라원이 337억원어치 규모의 재고를 손실 처리하면서 영업적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한화솔라원의 주력 제품인 태양전지 모듈 평균 판매가격(와트당)이 올해 1분기 1.71달러에서 2분기 1.56달러, 3분기에는 1.23달러까지 추락했기 때문이다.
코스피 상장사인 한화케미칼 사정도 다르지 않다.
한화케미칼은 올 3분기 매출액이 2조원으로 지난해 1조5천억원에서 34.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천740억원에서 828억원으로 52.4% 감소했다. 순이익은 475억원으로 63.9%나 추락했다.
재계 관계자는 "김회장이 태양광 사업이 어려운 지금을 기회로 삼고자 장남을 앞세워 공격 경영을 펼치는 것 같다"며 "금융계열사인 대한생명보험을 통해 동양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은 것도 그룹에 대한 우려감을 불식시키고 대형 M&A로 3세 시대를 준비하는 것 아니겠냐"고 풀이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