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입체적인 사회복지 실현할 것”
A씨는 종일 술에 취해 있다. 한쪽 다리가 10cm 짧은 엄마는 두 딸과 생후 두 달된 아이를 돌보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진다.
집에서는 아이와 엄마의 고성이 터져 나온다. 온갖 쓰레기로 가득 찬 집에서는 악취와 벌레가 끊이지 않는다.
이웃들은 A씨네에 대한 원망이 크다. A씨 가족에 대한 광산구청 복지정책과 김은경 주무관의 첫 인상이다.
김 주무관은 많은 문제가 중첩된 A씨 가족을 위해 여러 지원을 제공했다. 정서적 방임 학대를 받아 온 아이들이 심리치료를 받도록 하고, 학교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A씨에게는 한글교육을 제공했다. 또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대청소를 실시하고, 후원자를 발굴해 학용품과 생필품, 가재도구를 지원했다.
아직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A씨는 서툰 필체로 편지를 써 아내에게 전하고, 폭력성도 줄어들고 있다. 아이들 역시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고, 김 주무관을 신뢰하게 됐다. ‘시작이 반’이듯, A씨네 형편도 차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연은 19일 오후 광산구청에서 열린 ‘사례관리 평가회’에서 발표된 모범사례 중 하나다. 광산구는 이날 2011년 진행한 사례관리 사업의 성과와 개선사항을 살폈다. 사례관리는 장기적이고,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가정 또는 시민에게 지역사회의 각종 자원을 연계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는 사업이다.
광산구가 올 한해 의뢰받은 사례관리는 모두 529건. 이 중 단순 지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을 제외한 108건을 사례관리 대상으로 선정했다. 광산구는 사례관리 가정에 금전 지원을 비롯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의료, 심리, 교육, 주거, 복지 정보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례관리를 받는 가정의 평가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산구는 50가구를 무작위로 추출해 사례관리 사업의 만족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44세대(88%)가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하고, 41세대(82%)가 ‘생활이 나아졌다’고 밝혔다.
광산구는 사례관리 확대를 내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에 있는 유·무형의 복지 자원을 발굴하는 사업과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단체와의 연대사업에 속도를 더 낼 계획이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사회가 복잡해진 것처럼 사회복지의 해법 또한 입체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의 지원이 제공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도록 기업, 시민사회와 연대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노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