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20시간 조사 후 귀가
2011-12-20 유성용 기자
SK그룹 총수 일가의 횡령 및 선물투자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전날 최태원(51) SK그룹 회장을 소환해 SK그룹 계열사가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이하 베넥스)에 투자한 자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지시를 하거나 사전 보고를 받은 적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날 오전 5시35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온 최 회장은 '오해를 충분히 소명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소명할 만큼 소명한 것 같다"고 답했다. '횡령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검찰에서 "마음만 먹으면 지분을 담보로 500억원 정도는 쉽게 조달할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펀드를 통해 자금을 만들라고 지시했겠느냐. 그럴 이유가 전혀 없고 회사 자금에 손을 댈 이유도 없다"며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동생인 최재원(48) SK그룹 수석부회장이 투자금 횡령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날 조사결과를 검토한 뒤 최 회장의 지시 등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검찰은 최 회장에 대해 추가 소환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한 뒤 최 회장 형제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SK㈜ 대표이사 회장이던 지난 2003년 1조5천억원대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실형을 받았고, 2008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된 뒤 그해 8·15 특별사면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