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무서운 월경증후군, 자살충동까지

2011-12-22     뉴스관리자

평소 순한 성격인 성인 여성이 생리 시작 전 며칠씩 짜증이 심하게 늘고 안절부절 못하는 것은 물론, 툭하면 눈물을 흘리거나 자꾸 싸우려 드는 경우가 있다.

바로 ’월경전불쾌장애’ 때문이다. 여성의 생리주기가 우리 몸에 어떤 증상을 일으키는지, 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본다.

월경전증후군(PMS, Premenstrual Syndrome)이란 생리가 있기 4∼10일 전부터 각종 신체적, 정신적 이상 증상들이 나타났다가, 생리의 시작과 함께 호전되는 것을 말한다. 증상이 매우 다양한데, 크게 신체적, 정신적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신체적인 증상으로는 유방 통증이나 팽만감, 복통, 관절통, 근육통, 부종, 체중증가, 여드름, 변비, 설사 등이 있다. 사람에 따라 증상이 천차만별이나, 대부분 일단 생리가 시작되면 증상도 없어진다. 정신적인 증상으로는 우울증, 피로, 신경과민, 도벽, 충동성, 집중력 상실, 기억력 및 인지력 장애 등이 있다. 안절부절 못하거나, 이유 없이 초조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이유 없는 적개심을 느끼기도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생리를 하는 여성이라면 거의 월경전증후군을 경험한다. 그 중 일생생활에 지장을 겪을 만큼 이 증상을 심하게 앓는 사람들도 있다. 월경전증후군의 심한 형태를 월경전불쾌장애(PMDD, Premenstrual Dysphoric Disorder)라고 하는데, 이를 겪는 여성들은 심한 유방통, 복통, 근육통 등과 함께 구토나 졸도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 무력감, 자책감 등이 생기며, 심한 경우 도벽이 생기거나 자살충동을 느낀다.

이러한 증상이 주기적으로 찾아와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월경전증후군은 생리 주기로 인한 신체 호르몬의 변화 때문에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월경을 앞두면 에스트로겐은 줄어들고 프로게스테론이 늘어나는 등 호르몬 균형이 평소와 달라지는 것. 월경증후군은 배란이 일어나는 여성에게만 나타나는데, 자궁절제술을 받은 경우에도 난소가 기능하고 있으면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이나 비타민 E 등이 부족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과도한 음주, 카페인 과다 섭취 등의 환경적 요인과,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증상을 악화시킨다.

문제는 월경전증후군을 겪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리를 하는 여성에게 있을 수 있는 당연한 증상으로 생각하고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한 제약회사에서 2009년 10월 우리나라 15~49세 가임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여성들의 월경전증후군 및 월경전불쾌장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월경전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여성 중 병원을 찾은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의사를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는 ‘월경전증후군은 자연스러운 증상이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월경전증후군은 한 번 생기면 폐경 때까지 증상이 지속된다. 또한 가만히 놔두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력이 있어 어머니가 월경전증후군이 있는 경우 딸 역시 같은 증상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도록 한다.


월경전증후군을 예방 및 완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활습관의 개선이 가장 우선시된다. 먼저 알코올과 카페인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금해야 한다. 알코올은 피로감과 우울증을 심하게 하며, 카페인은 정서불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


담배 역시 끊는 것이 좋다. 너무 짜거나 달게 먹는 습관을 피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속이 비면 혈당이 떨어져 호르몬 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다이어트,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공복 상태가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한다. 스트레스 역시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한 원인이므로 관리가 중요하다. 산책, 심호흡, 마사지, 따뜻한 목욕 등으로 긴장을 덜어주면 증상이 가벼워질 수 있다.


한편, 생리 주기 등에 따른 기분변화 및 신체변화 등을 기록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스스로 깨닫는 것이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언제, 어느 상황에서 증상이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러한 상황을 피하거나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방법으로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 경우 약물 등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월경전증후군 증상으로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항우울제를 복용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불안·초조감·신경과민 등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에게는 가벼운 신경안정제나 진정제가 도움이 된다.


관절통, 복통 등의 신체적 증상이 심한 경우 그에 맞는 약을 복용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를 매번 경험하는 여성의 경우 이뇨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배란을 억제하기 위한 피임약 등의 약 복용으로 증상을 조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가진단에 따른 약 복용은 금물.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거친 후 약의 종류와 복용량, 시기 등을 조절하며 복용해야 한다.


도움말=비에비스 나무병원 허창규 산부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