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에 무슨 일이? 정석기업·한진관광 대규모 감자

2011-12-22     윤주애 기자

한진그룹(회장 조양호)의 지주회사격인 정석기업과 오너 경영을 강화시키고 있는 한진관광이 17억5천만원 상당의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정석기업이 5.69%, 한진관광이 무려 14% 비율로 감자를 결정했다. 자사주 매입에 따른 이익소각이라 감자 전후 자본금은 변하지 않지만, 전체 주식수가 줄어들면서 주주가치가 크게 향상됐다.

그렇지 않아도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한진그룹 오너 3세의 승진설이 나오는 가운데 불거진 대규모 감자여서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어 정석기업(11만3천237주)과 한진관광(23만7천125주)의 주식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1주당 액면가액 5천원을 적용하면 소각되는 주식가치는 정석기업과 한진관광 각각 5억6천600억원, 11억8천600억원에 달한다.

이로써 지난 20일 현재 정석기업은 감자전후 발행주식수가 199만72주에서 187만6천835주로 5.69% 줄어들었다. 한진관광도 같은 날 발행주식수가 169만3천957주에서 145만6천832주로 14% 감소했다.

전체 발행주식수가 줄어들면서 보통주 1주당 가격은 5천248.6원에서 5천565.2원으로 비싸졌다. 지난 2005년 6월17일 8만8천359주를 감자했던 것을 고려하면 보통주 1주당 가격은 5천원에서 5천565.2원으로 무려 565.2원(11.3%)이나 늘어난 것이다.

정석기업의 최대주주인 조양호 회장(25.66%)과 대한항공(24.54%), 한진관광(20.99%), 기타(28.81%)의 지분율은 이번 감자로 소폭 늘어나게 됐다.

정석기업은 한진의 지분 14.14%를 소유한 최대주주로, 다른 계열사와의 순환 출자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의 중요한 위치를 담당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조현민 상무가 등기이사로 있는 한진관광은 높은 감자비율로 보통주 1주당 가격이 5천원에서 5천813.8원으로 순식간에 800원 이상 비싸졌다.

게다가 한진그룹에서 계열분리를 선언한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지난 20일 회사가 보유하던 한진관광 주식 23만7천125주(14%) 전량을 주당 5만401원으로 120억원에 처분하면서, 조양호 회장측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됐다.

이에 따라 한진관광의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은 55.82%에서 64.91%, 정석물류학술재단도 11.69%에서 13.59%로 지분율이 높아졌다. 조양호 회장은 10.24%에서 11.91%로, 계열사 한진정보통신은 4.72%에서 5.49%, 조 회장의 매부인 이태희 변호사(한진그룹 고문) 역시 3.38%에서 3.93%로 지분율이 소폭 늘어났다.

그러나 정석기업, 한진관광은 감자전후 자본금이 각각 104억4천500만원, 84억6천978만5천원)으로 그대로다.

정석기업의 이번 감자는 수익성 둔화를 극복하기 위한 자사주매입소각으로 주당순이익(EPS)이나 주당순자산(BPS)이 늘어나면서 주주들에게 배당을 한 효과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석기업은 영업이익률이 5년 전이던 2006년 34.3%에서 지난해 31.3%로 감소했다. 순이익의 경우 2006년 93억6천만원에서 지난해 44억3천만원으로 반토막이 난 상태다.

한진관광도 영업이익률이 2007년 11.1%에서 지난해 5.5%로 급감했다. 2009년 128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30억원을 기록하면서 76.4%나 추락했다.

한편 조 회장의 3남매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는 그룹의 핵심기업인 한진과 대한항공 지분을 늘리며 후계구도 다지기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3남매가 33.3%씩 지분을 나눠가진 비상장 계열사인 싸이버스카이는 지난 11월부터 2달째 한진과 대한항공 주식을 소량씩 꾸준히 매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