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상 철회' 이효율 풀무원식품 사장, 실적악화 돌파구 있나?
이효율 풀무원식품 사장<사진>의 대대적 가격인상 결단이 결국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정부의 매서워진 물가 감시 속에서 자사제품 153개의 가격을 한꺼번에 올리겠다는 불도저식 선언으로 업계를 술렁이게 한지 8시간여 만에 인상 계획을 전격 철회한 것.
풀무원식품은 22일 “서민경제 부담을 완화하고 설 물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앞서 롯데칠성음료와 오비맥주의 사례와 비슷하게 풀무원 역시 정부의 물가잡기 압박에 백기를 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에 인상예정이던 콩나물, 두부 등은 서민 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목들이서 물가 당국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시각이다.
풀무원식품의 기습적인 가격인상이 성공할 경우 원가압박에 시달리는 여타 식품업체들의 동참이 예고된 수순이었다.
올 한해 실적 악화에대한 고민 끝에 내린 가격인상이라는 비장의 카드가 수포로 돌아가면서 이효율 사장의 표정도 급격히 어두워졌다.
풀무원식품은 올해 내내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지난 3분기까지의 누적매출액은 4천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72억원에 불과해 전년 동기 대비 68.6% 감소하며 영업이익률도 1%대로 하락했다.
매출액 대비 원가비중도 2009년과 2010년 2년간 61%대를 유지하다 올해 63%로 2%p 높아졌다.
가격 인상을 통해 그나마 실적에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그 마저도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말에도 두부의 가격을 평균 17% 인상했다가 되돌린 전적이 있다. 풀무원 측이 주장하는 '원가인상에 따른 적자 누적'이 가격인상의 요인이 되기에 충분치 못하다는 판단에서 물가당국의 압박이 작용했다.
현재 풀무원식품의 제품별 매출비중은 두부가 34.6%로 가장 높고 나물·계란류가 17.8%, 면류가 14%, 장·김류·김치 등 기타류가 28.1%를 차지한다.
이효율 사장이 고심 끝에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인상하는 과감한 카드를 꺼내 들었던 발표 당일 공교롭게도 이명박 대통령은 특별 물가관리 지시를 내렸다.
이 사장이 실적악화와 가격인상 철회 사이에서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