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학생 '폭행에 물고문 등 도를 지나친 괴롭힘' 결국 자살을 택해…
대구의 한 중학생이 반 친구들의 집단 폭행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20일 오전 9시쯤 대구 수성구 신매동 한 아파트 화단에서 이 아파트 7층에 사는 대구 B중학교 2학년 A군(14)이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군의 집 거실에서는 “같은 반 학생들이 학교와 집에서 수시로 때리며 협박하고 돈까지 갈취했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A군은 "같은 반 B, C가 인터넷 게임 아이템을 키우도록 한 뒤 매일 돈을 뺏고 물로 고문하고, 모욕하고, 폭행하고, 가족을 욕하고, 문제집을 찢거나 가져갔다"며 "심지어는 전깃줄을 목에 걸어 끌고 다니며 부스러기를 먹게 하고, 담배를 피우게 하고, 칼로 찌르고, 불로 지지려 했다"고 적었다.
A군은 “라디오 선을 뽑아 목을 묶고 끌고 다니면서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워 먹으라고 강요했다”며 “부모님이나 선생님, 경찰한테 도움을 구하고 싶었지만 보복이 두려워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썼다.
또 유서 마지막에 “그 녀석들이 우리 집 도어록 비빌번호를 알고 있으니 비밀번호를 바꾸어 달라. 몇 번이나 자살하려 했으나 사랑하는 부모님이 눈에 밟혀 그동안 차마 실행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A군은 이들에게 줄 돈을 마련하려고 몰래 아르바이트까지 했지만 보복이 두려워 부모나 교사,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것으로 경찰 조사 밝혀졌다.
경찰은 A군이 동급생들의 상습적인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가해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뒤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전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