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아열대화…30년간 겨울24일 감소

2007-07-11     뉴스관리자
지구 온난화로 인한 제주도의 생태계 변화가 심상치 않다.

11일 환경부와 제주지방기상청 등에 따르면 제주도의 연평균 기온은 1924년부터 2004년까지 81년 동안 매년 평균 0.02도씩 증가해 1.6도 올랐고, 지난 30년간 겨울은 24일이나 감소했다.

제주바다의 수온 또한 최근 30년간 0.8도 이상 상승해 아열대 남방계 어류가 출몰하고 있고 해저에서는 석회조류로 덮이는 갯녹음현상이 심해지면서 해조류가 없어져 소라, 성게, 전복이 감소하고 있다.

또 지난 한 해 동안 갈색얼가니새, 밤색날개뻐꾸기, 검은해오라기, 검은등제비갈매기, 에위니아제비갈매기, 물꿩 등이 관찰되는 등 제주도에 열대성 조류가 출현하고 있다.

특히 해발고도에 따라 아열대ㆍ온대ㆍ냉대 등 1천800여종의 고산식물이 수직적 산림대를 이뤘던 한라산은 온대성 소나무숲이 기온상승에 따라 한대성인 구상나무 숲에 침투하면서 세계 유일의 순수 구상나무 숲 면적이 감소하고 있다.

대나무의 일종인 제주조릿대는 20여 년 전 해발 600∼1천400m에서 자생했으나 지금은 고산지대까지 침투해 한대성 고산식물인 시로미를 고사시키고 있다.

온대성 식물인 참억새 또한 해발 1천400∼1천700m까지 이동해 한대성 식물인 검의털ㆍ검정겨이삭의 분포지역을 감소시켰으며 이 같은 초본식물의 서식지 이동은 곤충과 동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울러 제주도에 0∼10㎜의 비가 내리는 날은 감소한 반면 100㎜ 이상 내리는 날은 1980년대 들면서 급격히 증가해 집중 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환경부는 "제주지역 해수면의 높이가 지난 30여년간 22㎝나 오른 것도 기후변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며 "여러가지 징후를 봤을 때 제주 기후의 아열대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제주특별자치도와 `기후변화 대응 시범도'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및 기후변화 영향 예측ㆍ평가ㆍ적응모델개발을 위한 재정적ㆍ기술적 지원을 제공한다.

제주도는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10% 감축하기로 약속하고, 풍력발전ㆍ바이오디젤ㆍ자전거 이용 확대 등 다양한 수단을 강구할 방침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