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구스다운에서 심한 악취...세탁법이 문제?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의 구스다운 점퍼에서 참기 힘든 악취가 나 입을 수없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됐으나 다행히 교환처리로 원만한 해결을 이뤘다.
제조사 측은 '세탁 문제'를 원인으로 꼽았지만 소비자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7일 강남구 개포4동에 사는 강 모(여.47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달 17일 제주도에 사는 중학생 조카에게 33만원짜리 네파 헝가리 구스다운 점퍼를 선물했다.
선물을 받은 중학생 조카가 뛸 듯이 기뻐한 것도 잠시 "옷에서 악취가 심해 도저히 학교에 입고갈 수 없다"는 푸념이 이어졌다.
3일이 지나자 소매에서 동물 썩는 냄새 같은 고약한 냄새가 나서 세탁 후 건조를 했지만 또 다시 냄새가 진동했다고.
학교에 입고간 조카에게 친구들은 “냄새가 난다. 교실 밖으로 나가라”며 놀렸고 교실에서도 냄새가 진동하자 결국 강 씨의 조카는 점퍼 착용을 거부했다는 것이 강 씨의 설명.
선물한 옷으로 인해 되레 조카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것 같아 속이 상한 강 씨는 판매처에 항의했다. “다시 한 번 옷을 세탁해보라”는 안내대로 했지만 역시나 역한 냄새가 빠지지 않아 결국 본사로 옷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며칠 후 업체 측은 한 의류심의기관의 심의 결과를 내세워 “‘헹굼을 잘못해서 나는 냄새’라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에 보상이 불가능”는 입장을 전했다.
화가 난 강 씨가 심의기관에 직접 문의하자 “그러한 답변은 참고의견일 뿐 단정적으로 제품 불량여부에 대해 말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강 씨는 “가격이 30만원대가 넘는 옷에서 심한 악취가 나 입을 수가 없는 상태라니 어이가 없다"며 "게다가 제품의 문제를 짚어볼 생각은 없이 참고의견이라는 외부 심의 결과를 자기네들 쪽으로 유리하게 반영해 조치를 하지 않는 업체 측의 태도가 괘씸할 따름”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네파 관계자는 “모피나 다운재킷에서 냄새가 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할 수 있다. 세제를 많이 넣어 세탁 후 완전 헹굼이 안 된 경우 다운과 섞이면서 소매 끝과 목선 쪽에서 냄새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전재 자체가 문제인 경우도 있으나 그럴 경우 한 공장에서 한 거위 털로 만들기 때문에 클레임이 동시다발적으로 오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현재 강 씨 외의 클레임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설명에 강 씨는 "처음부터 냄새가 났는데 그럼 한번 세탁을 한 제품을 재판매했다는 소리냐"며 업체 측 해명을 전면 반박했다.
결국 강 씨는 강한 클레임 끝에 제품을 교환받았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