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 미래 먹거리 사업 고전으로 시름 깊어져

2011-12-27     유성용 기자

웅진그룹을 바라보는 시장의 분위기가 냉랭해지고 있다.

웅진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건설, 금융, 에너지 사업들이 하나같이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


27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웅진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를 비롯해 상장계열사인 웅진에너지의 주가는 올 초 대비 1/3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바닥을 기고 있다.

웅진홀딩스 주가는 올 초 1만1천800원에서 26일 종가 기준 4천825원으로 59.2% 폭락한 상태다. 웅진에너지는 주가 하락폭이 더 가파르다. 1만8천900원에서 4천500원으로 무려 76.2% 떨어졌다.

지난 2007년 6월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로부터 6천600억원에 인수한 극동건설은 고질적인 재무 위험에 최근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침체까지 더해 그룹의 캐시카우 역을 맡고 있는 웅진코웨이의 주가 발목을 붙잡고 있는 실정이다. 인수 자금은 전액 외부에서 조달됐다.

제2의 성장기를 맡고 있는 웅진코웨이는 3분기 매출 4천300억원, 영업이익 614억원, 당기순이익 4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6%, 2.7%, 36.6%를 기록하며 물오른 실적을 기록 했다.

하지만 올 초 4만원에서 시작한 웅진코웨이 주가는 3만1천원~4만2천원대를 오가며 현재는 3만7천원대로 떨어져 실적과 상이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웅진홀딩스는 신용공여를 통해 극동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급보증 만기연장과 증액을 맡고 있다. 지급보증비율은 50%가 넘는 수준이다. 극동건설이 자체신용으로 자금조달을 할 수 없는 탓이다.

극동건설은 실적도 좋지 않다. 작년 23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살아나는가 싶었지만 올해는 3분기 누적 44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극동건설은 윤 석금 회장 및 임원이 2.4%, 웅진홀딩스가 8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웅진에너지는 태양광 공급과잉으로 3분기 8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앞서 9월에는 오스트리아 블루칩에너지사의 파산으로 1천200억원이 넘는 단결정 실리콘웨이퍼 장기공급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

결국 웅진에너지는 원료 구입 및 설비투자를 위해 1천200억원대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청약을 공모했다. 웅진홀딩스는 대주주 지분 희석을 막기 위해 웅진코웨이 주식 260만주를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500억원대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아야 했다.

또 웅진에너지의 2대 주주인 썬파워가 내년 지분 전량을 처분할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 매출에 부담이 생길 수도 있다. 웅진에너지는 올 3분기 매출 871억원 가운데 80%를 썬파워를 통해 올렸다.

웅진캐피탈이 지난 2009년부터 금융업 진출을 위해 준비하던 M&A가 번번이 실패하자 궁여지책으로 1천500억원에 인수한 서울저축은행도 말썽을 피우고 있다. 2009년과 2010년 1천1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94%의 자본이 잠식됐다. 부동산 PF 대출로 자산건전성도 악화된 상태다.

영업정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웅진캐피탈은 유상증자를 통해 서울저축은행의 대주주로 올라섰고 순차입금 의존도는 8%대에서 40%대로 5배 이상 늘어났다. 웅진캐피탈은 윤 회장이 지분 90%를 보유한 비상장회사다.

최근 5~6년 사이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재계 32위로 올라선 웅진그룹이지만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운 한파를 견뎌야 할 모양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