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웅진·한화·STX에 60억 과징금

웅진, 한화, STX 등 3개 그룹이 계열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일감을 몰아주다 당국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웅진, 한화, STX 등 계열사의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60억3천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29일 밝혔다.

그룹별로는 웅진이 34억2천800만원으로 가장 많고 한화 14억7천700만원, STX 11억2천600만원이다.

웅진은 웅진씽크빅,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 극동건설, 웅진패스원, 웅진홀딩스 등 주력 계열사 5곳이 2005년 10월부터 6년간 사무용품 등 소모성 자재 구매를 웅진홀딩스에 맡겼다.

웅진홀딩스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78%에 달한다.

웅진홀딩스는 자재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유통이윤에 구매대행수수료까지 얹어 이중으로 이익을 챙겼다.

소모성 자재구매를 대행(MRO)하는 13개 대기업 MRO업체 가운데 유통마진과 구매대행수수료를 동시에 취한 기업은 웅진홀딩스가 유일하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웅진홀딩스는 또 3년 연속 당기순손실 상태인 웅진폴리실리콘을 위해 작년 11월 600억원의 예금과 웅진코웨이주식 100만주를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덕분에 웅진폴리실리콘은 우리은행으로부터 612억원의 자금을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었다.

한화는 중소기업 사업영역을 잠식하는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적발됐다.

㈜한화는 2006년 2월부터 작년 2월까지 한화폴리드리머㈜에 부생연료유 위탁판매를 맡겼다. 부생연료유는 저렴한 산업용연료로 주로 중소도매업자들이 유통을 담당해 왔다. 한화는 이를 통해 기존 중소기업 거래물량을 계열사로 대체하고 판매수수료를 과다 지급하는 방법으로 26억4천만원을 지원했다.

지급한 위탁판매수수료는 앞서 6개 중소유통업체에 지급한 금액의 평균 1.8배, 최대 4.8배 높았다. 한화가 부생연료유 유통사업 경험이 전혀 없는 한화폴리드리머에 자사 유통물량의 31%를 위탁판매토록 하는 바람에 다른 중소기업의 거래 물량은 축소되고 한화폴리드머는 2005년 150억원 당기순손실에서 2010년 30억 당기이익을 올렸다.

STX조선해양㈜은 2007년 아파트 건설 공사 경험이 없는 계열사 STX건설에 유리한 조건의 아파트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해 주고 2009년까지 56억원의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5년 설립된 STX건설은 총수(강덕수) 일가 지분율이 75.03%에 달한다.

STX건설은 유사한 시기에 수주한 비계열사 아파트공사보다 STX조선해양에서 3.3㎡당 15%나 높은 공사대가를 받았다. 공사이익률만 18.46%였다. 덕분에 STX건설은 시공능력이 2007년 150위에서 2009년 50위로 뛰어올랐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대기업집단 소속회사와 독립 중소기업 간 공정한 경쟁 기회가 보장되도록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내부거래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