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김웅 남양유업 사장, 새해 야심도 만만
남양유업 김웅 사장<사진>의 새해맞이 각오가 남다르다. 작년 주력인 분유와 발효유 시장에서 크게 선전한데다 새로 진출한 커피 사업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어 작년의 기세를 이어갈 경우 올해 그야말로 대망의 한해를 맞이할 수있기 때문.
남양유업 '김웅호'는 작년 전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주력제품인 분유는 경쟁업체의 악재로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한데다 일본, 미국 등 해외제품에서 연달아 발생한 안전사고로 수출도 확대되고 있다. 더불어 발효유가 꾸준한 스테디셀러로 제몫을 다하고 후발주자로 뛰어든 커피믹스 시장에서의 돌풍도 김 사장의 2011년 경영성적표를 빛나게 하는 배경이다.
김 사장이 새해에도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작년 남양유업의 분유 수출액은 지난 2010년보다 16.5% 증가한 1천690만불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9년 1천430만불, 2010년 1천450만불에서 신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전체 분유 수출 금액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국내 분유업계는 작년 전체 분유 수출액이 지난해 대비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권의 유통업체들은 작년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일부 물량을 한국 분유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6일 일본 식품 대기업 메이지사가 제조한 분유에서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분유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기회를 틈타 남양유업은 분유시장 규모가 연간 500억원 수준의 싱가포르와 100억원의 홍콩에 대한 수출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달 초에는 중국 현지 유통에이전시인 항주한양무역유한공사와 MOU를 체결하고 올해 1년간 300억원 상당의 분유 150만 캔을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향후 수출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 국내 분유시장의 12배에 달하는 4조원 규모의 중국 시장에서 에보트, 네슬레 등 세계적 기업과 정면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또 최근 미국에서 식품업체 미드 존슨 뉴트리션의 ‘엔파밀’ 등을 비롯해 조제분유를 먹은 신생아들이 박테리아 감염으로 숨지는 사건도 국내 분유 브랜드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남양유업의 분유는 내수 시장에서도 55~60%의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경쟁업체 매일유업의 분유제품이 작년 3월 안전성 논란에 휩싸이며 시장점유율이 36%에서 20%대로 하락하는 고전속에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남양유업 전체 매출에서 분유류가 차지하는 비율은 24%이며 수출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발효유 부문도 거침이 없다.1991년도에 출시된 ‘불가리스’는 하루 50만개이상이 판매돼 연간 9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떠먹는 불가리스’의 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떠먹는 불가리스는 2009년 초 출시된지 3개월만에 하루판매량 30만개를 돌파한 뒤 현재 하루 65만개씩 팔려나가며 꾸준한 인기를 지속하고 있으며 작년 한해 2억1천만개가 판매되는 신기록을 세웠다.
떠먹는 발효유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는 남양유업은 최근 국내 최초의 유아전용 발효유 ‘떠먹는 불가리스 BABY’, 20~30 대 여성들을 위한 무첨가 발효유 ‘떠먹는 불가리스 TRUE’ 등 고객의 니드를 파악한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발효유 시장 1위인 빙그레 ‘요플레’(40%)를 바짝 따라잡고 있다.
발효유 시장은 2008년 2천370억원에서 2009년 3천310억원, 2010년 3천785억원로 성장세에 있으며 작년에는 4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떠먹는 발효유 시장은 2007년 이후 매해 20%씩 성장하는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 사장의 저력은 특히 커피시장에서 빛났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0년 말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 반신반의하던 업계의 시선 속에서 보란듯이 네슬레를 따라잡고 단숨에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대형마트 3사의 커피믹스 판매율 집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시장 점유률은 현재 18%에 달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추후 생산라인을 증설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아직까지는 외국인들에게 생소한 커피믹스의 수출확대에도 본격 나설 계획이다.
또한 2008년 출시한 치즈브랜드 ‘드빈치’도 와인 안주로 인기를 끌면서 판매 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같은 각 부문별 고른 성장으로 남양유업의 작년 3분기 누적매출은 2010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8천804억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3.2% 급감해 371억원에 그쳤다.
작년 8월 낙농가들이 원유 값을 인상했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따라 원가부담을 제품가격에 즉시 반영치 못한 탓이다. 그러나 11월초 9.4%의 가격인상을 단행한 만큼 차후 실적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