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빨이 부처님 진신사리라고?

2007-07-16     뉴스관리자
싱가포르의 한 사원에 봉안된 부처의 진신치아 사리가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때아닌 진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절은 싱가포르 차이나타운에 있는 불치사(不齒寺).

4층짜리 건물인 이 절에는 지금까지 6만명의 신도들이 2천9백만달러와 27㎏의 황금을 시주했을 정도로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불교인들이 이 절을 찾은 이유는 이곳에 부처의 어금니로 알려진 치아가 금으로 만든 높이 3.6m의 사리탑에 봉안돼 있기 때문.

그러나 멜버른 치과대학의 파멜라 크레이그 박사는 "사진으로만 보더라도 이 치아가 인간의 것일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잘라 말했다고 현지 선데이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그는 "이 치아는 짤막하면서도 뿌리는 긴 인간의 치아와 달리 길죽하면서 뿌리는 낮다"면서 "사진으로만 볼 때 이것은 일반적인 암소나 물소의 이빨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2명의 치아 전문 법의학자들을 포함해 4명의 치과의사들도 이 치아가 인간의 것이 아니라는 크레이그 박사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 카디프 대학의 데이비드 위태커 교수는 "이 치아는 입의 뒷 부분에 있는 동물의 어금니"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 절의 쉬 파자오 주지는 "치아사리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부처의 유해"라며 "과학자들이 뭐라고 하든 개의치 않는다. 당신이 진짜라고 믿는다면 그게 바로 진짜"라는 선문답을 내놨다.

사원측은 또 성명서를 통해 "불교도들에게 있어 성스러운 부처의 유해를 검사한다는 발상은 용납되지 않는다"며 유전자(DNA) 검사 제안을 거절했다.

싱가포르 불치사는 1980년 한 승려가 미얀마에서 발견한 치아사리를 2002년에 넘겨받은 이래 석가탄신일과 음력 1월1일 등 연간 2차례만 이를 공개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