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신년 경영코드는 '창조'..120조 공격 투자
임진년 새해를 맞아 10대 그룹 총수들이 창조와 역발상 등 차별화된 경영 화두를 신년사에 담아 눈길을 끈다.
새해 경제 상황이 작년에 비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창조적인 발상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10대 그룹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 보다 대폭 늘려 위기를 정면 돌파할 방침이다. 삼성과 GS는 각각 창사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최근 신년사를 발표한 재계 총수중 '창조'를 경영코드로 전면에 내세운 인사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과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GS그룹 허창수 회장, 포스코 정준양 회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등이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기존의 틀을 깨고 오직 새로운 것만 생각하라"고 말했다. 삼성의 미래가 신사업, 신제품, 신기술에 달렸다는 철학이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보는 역발상을 강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별화된 전략을 강조했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은 "침체기일수록 기업들의 허실이 분명히 드러나게 된다"며 "GS의 틀을 바꿀 수 있는 큰 투자는 이럴 때 해야 한다"고 역발상을 강조했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차별화와 낮은 원가 전략과 같이 양립하기 어려운 요소를 조화롭게 결합해 성과를 높이는 패러독스 경영을 강조했다. 역발상을 통한 창조가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창조적인 변화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작년 힘든 한해를 보낸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결연한 각오를 다지며 '마이웨이'를 외쳤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대처자세를 강조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결연한 각오로 끝까지 도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들을 무조건 따라 해서는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 수 없다"며 "작년 3D TV와 LTE에서 보여준 것처럼 남보다 한발 먼저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마이웨이' 전략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환경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을 강조했다. 품질에 대한 강조도 빠트리지 않았다. 아울러 올해 글로벌 700만대 판매의 공격경영을 선언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소통과 화합으로 조직 역량을 갖춰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검찰 수사로 뒤숭숭한 분위기의 SK그룹은 시무식을 열지 않았다. 최태원 회장 역시 신년사를 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이재성 사장은 해양 설비분야에서의 강점을 발휘해 올해 경영목표를 수주 306억달러, 매출 27조6천억원으로 잡았다. 전년 대비 19.6%, 9.5% 늘어난 수치다.
재계 총수들의 신년사에서 드러났듯 10대 그룹은 올해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추정 투자규모는 120조6천여억원으로 작년 108조에 비해 10% 가량 늘어난 규모다.
삼성전자는 50조원 안팎의 사상최대 투자로 재계 맏형다운 면모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각각 전년 대비 15.8%와 33.4%늘어난 15조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GS그룹도 올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3조1천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 롯데그룹, 현대중공업, 한화 등도 투자 금액이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LG그룹과 포스코 등은 투자 규모를 동결하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의 8세대 LCD 공장 건설이 완료단계에 들어갔고 포스코 역시 올해 예정된 광양제철소 고로 개보수 투자를 2013년 이후로 조정한 탓이다.
재계 관계자는 "10대 그룹 상당수가 올해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의 시장지배력 강화와 미래 먹거리 사업의 기반 확보를 위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