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 영업대전 예고, 누가 승리할까

2012-01-03     임민희 기자
주요 시중은행이 2012년을 맞아 '내실성장'과 '위기관리능력', '영업력 강화'를 기반으로 리딩뱅크 도약의 신호탄을 일제히 쏘아 올렸다. 이에따라 새해에는 은행권의 주도권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금융권 판도는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가 외환은행 인수로 300조원대의 거대 금융지주사로 발돋움하면서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 KB금융지주(회장 어윤대), 신한금융지주(회장 한동우)와 더불어 4대 금융지주 체제로 재편된다.


(왼쪽부터 민병덕 국민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이런 가운데 특히 KB국민은행(행장 민병덕)과 우리은행(행장 이순우), 신한은행(행장 서진원), 하나은행(행장 김정태) 등 은행권 '빅4'간의 자존심 경쟁에다 은행권 4위의 기업은행(행장 조준희)과 올해 3월 금융지주사 출범을 앞둔 농협(신용부문대표 김태영)의 반격까지 가세하면 은행권의 판도는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의 경쟁양상을 띨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유럽발 재정위기 장기화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는데다 가계부채 심화, 수수료 등 금융권의 탐욕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은 은행의 경영환경과 수익성 개선에 상당한 제약요인이 될 전망이다.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내실성장과 위기관리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은행장들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만큼 올해는 어떤 행장이 영업대전의 최후의 승자가 될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민병덕․이순우․조준희 "기본충실로 리딩뱅크 도약"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2일 신년사에서 올 한해를 '절전지훈(折箭之訓)'의 해로 삼아 국민은행의 강점인 '강력한 팀워크'를 발휘해 리딩뱅크로 비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절전지훈'은 한 개의 화살은 부러지기 쉽지만, 여러 개가 모이면 꺾기 힘들다는 뜻으로 국민은행 직원들의 단결된 힘으로 올해의 위기를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 행장은 이를 위해 ▲기본(초심)으로 돌아가기 ▲고객들과의 신뢰 회복 ▲리스크 관리 강화 ▲우량자산 중심의 견실한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이순우 우리은행장 역시 올해 경영전략을 '기본에 충실한 내실경영'으로 정했다.

이 행장은 실천과제로 ▲기본충실 ▲현장중심 ▲고객제일을 제시, 내실을 염두에 두되 적극적인 공격영업으로 은행의 성장을 이끌 계획이다.

먼저, 건전성 문제를 원칙적으로 개선하고 편중 여신구조의 균형적 재편과 외화 유동성 악화에 대비한 조달 및 운용구조 안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답은 현장에 있다"는 평소 신념에 따라 신규 사업과 새로운 영업기회 발굴을 위해 현장역량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스마트뱅킹 시장과 펀드 및 방카슈랑스 확대, 우리은행의 강점인 외환부문의 경쟁력 회복이 바로 그것이다.

아울러 '고객이 편리한 은행'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CS, 점포환경 등 고객 관련 전 부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오는 2013년까지 '고객수 2천만, 우량고객 20%'를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조준희 기업은행장도 '축기견초(築基堅礎)' 즉 철저하게 기본으로 돌아가 내실경영에 치중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 50년간 쌓인 리스크 관리 노하우와 철저한 현장경영을 통한 건전성 강화, 동북아시아 등 해외시장 개척 그리고 고객기반 확대 등을 내세워 100년 은행의 초석을 다지는데 앞장설 계획이다.

조 행장은 앞서 오는 2015년까지 '총자산 300조원, 개인고객 1500만명 달성'과 기업은행의 주책무인 중소기업 지원을 늘려 기업고객도 100만명으로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서진원 "혁신으로 리딩금융 선도", 김정태 "외환통합 주력"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올해의 전략 목표를 '탈각(脫殼), 내일을 위한 새로운 도전'으로 정하고 ▲미래 준비 ▲내실 성장 ▲위기 대응이라는 3가지 전략 방향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본격 출범하는 WM과 CIB 부문의 신사업모델 조기 정착과, 스마트금융 기반 확대, 마케팅 R&D 강화 및 글로벌 사업의 효과적 추진 등에 주력한다.

이와 함께 수익구조 안정화와 조직 효율성 제고를 통한 내실성장 달성, 고객 자산 리밸런싱과 기업 재무리스크 컨설팅 등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금융 소비자 보호와 금융 소외계층 지원에 힘쓰는 ‘따뜻한 금융’ 등을 실천할 예정이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올해 경영슬로건을 '건강한 하나, 해피투게더(Happy Together)'로 정했다.

이는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으로 건강한 은행 구성원을 바탕으로 건강한 영업활동을 수행, 금융소비자 권익향상과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자는 의미이다.

하나은행은 향후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인 외환은행과의 통합시너지 극대화를 통한 실적개선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 역시 올해 경영목표를 '외환은행과 함께 Global Top 50로의 도약'으로 설정하고 통합작업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은행은 물론 그룹 차원에서 외환은행과 각 부문별 시너지 창출 방안을 마련하고 신사업 발굴을 통한 수익원 다변화, 교차판매를 통한 고객관계 심화 등 시너지 경영을 통한 수익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은행권의 실적을 보면 지난회계연도 3분기(누적순이익)까지 국민은행이 1조9166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신한은행 1조8천906억원, 우리은행 1조7318억원, 기업은행 1조4000억원, 하나은행 1조103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밖에 외환은행은 올 2분기에 현대건설 매각차익 등 1회성 요인에 힘입어 3분기까지 1조4478억원의 순이익을 보였고 농협은 4621억원을 나타냈다.

올해 글로벌 금융위기 요인 등으로 은행권 전반적으로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어떤 성적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