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구은행, 임진년 남해대첩 막올라

2012-01-04     임민희 기자
지난해 금융지주사로 새롭게 출범했던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지방계 맹주자리를 놓고 새해들어 치열한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부산․경남지역을 대표하는 부산은행과 대구․경북지역의 최강자인 대구은행은 그간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한 사업다각화와 자산규모 확대, 지주사 출범 등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데 이어 올해엔 연초부터 지방은행계 최강자자리를 구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장호 BS금융지주회장과 하춘수 DGB금융지주회장)

그간 두 지주사는 2010년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 민영화 재추진 당시 지방은행 3위권이었던 경남은행(행장 박영빈)을 인수하기 위해 물밑경쟁을 벌였으나 결국 분리매각이 무산되면서 '지주사 출범'을 통한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부산은행이 BS금융지주로, 대구은행이 DGB금융지주로 전환한 후 실적과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모두 견실한 성적을 나타냈다.

두 지주사는 이어 대구와 부산, 경남지역 등 상대편 은행 안방에 점포를 잇달아 개설하는 등 영남권 내 주도권 경쟁을 벌여나갈 태세여서 새해에 본격 전개될 이들의 주도권 경쟁이 주목된다.

이장호-하춘수, 1등 은행 격돌

우선 이장호 BS금융지주회장 겸 부산은행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올해 경영화두를 '응형무궁(應形無窮)'으로 제시하고 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경제권을 아우르는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응형무궁'이란 전쟁의 승리는 반복되는 것이 아니며, 무궁한 변화에 대응해 내 모습을 바꿔야만 지속적인 승리를 이어갈 수 있다는 뜻으로 부단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방계 1등 은행 자리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또 올해 중점과제로 ▲시장지배력 확대 ▲금융지주회사 정착 및 시너지 극대화 ▲상생경영 및 사회책임 경영 확대 ▲미래 대응 및 선제적 리스크 관리 ▲직원역량제고 및 행복경영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춘수 DGB금융지주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그룹의 경영화두를 '온 플러스(ONE PLUS)'로 정했다.

그룹 전체가 하나로 뭉쳐 시너지를 창출하고 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여 최고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한 해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2012, 도전! 새로운 미래'라는 경영목표에 따라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지역밀착형 종합그룹의 기반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새롭게 편입될 캐피탈사 등 자회사 확충과 내실성장 도모, 그룹차원의 통합 리스크 관리시스템 구축, 저비용 중심의 경영 체질개선 등에 역점을 둘 예정이다.

비은행부문 확대, 실적 경쟁 등 주도권 경쟁 본격화

금융계는 지난해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올해에도 실적 호조를 보여 라이벌 양강 구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지방은행 처음으로 출범한 BS금융지주는 현재 부산은행, BS투자증권, BS캐피탈, BS신용정보, BS정보시스템 등 5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9월말 현재 BS금융지주 총자산은 36조7236억원으로 지방은행 1위를 달리고 있다.

BS금융지주의 지난해 3분기 누적순이익은 연결기준으로 3210억원을 기록했다. 부산은행은 2010년 동기 대비 0.39% 증가한 3342억원, BS투자증권 및 BS캐피탈은 각각 32억원, 61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특히, 부산은행의 BIS비율은 16.04%, 수익성 비율인 ROA(총자산순이익률)와 ROE(자기자본이익률)는 각각 1.20%와 15.65%를 기록했다. 또 자산건전성 비율인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대출채권비율도 각각 1.37%와 0.92%로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

부산은행은 부산과 경남을 거점으로 전국 245개의 영업점을 보유, 시장점유율(2010년도 기준)에서 예수금과 대출금이 각각 2.61%, 2.74%를 기록하며 대구은행(예수금 2.42%, 대출금 2.49%)보다 앞서 있다.

BS금융지주는 최근 프라임․파랑새 저축은행을 인수, 오는 10일 'BS저축은행'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BS저축은행 영업이 시작되면 부산은행과 BS캐피탈 등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DGB금융지주는 대구은행과 대구신용정보, 카드넷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역밀착형 종합금융그룹'을 경영모토로 오는 2015년까지 ‘총자산 100조원, 당기순이익 1조원, ROA(총자산순이익률) 1.0% 이상'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핵심자회사인 대구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2753억원(연결기준은 261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으며 영업이익은 3633억원(연결기준은 3497억원)을 나타냈다. ROA와 ROE는 각각 1.18%와 15.52%,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4%, 연체비율은 1.10%, BIS비율은 14.09%를 보였다.

현재 대구은행은 대구와 경북을 핵심 거점으로 전국 237개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BIS기준 자기자본은 3조1238억원, 총자산은 32조2660억원으로 부산은행에 이어 2위다.

DGB금융지주는 최근 메트로아시아캐피탈사 인수에 성공하면서 리스 및 할부금융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편,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실적호조 등에 힘입어 주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3일 현재 BS금융지주 주가는 전일대비 650원(5.63%) 오른 1만1250원을, 시가총액은 2조1755억원(코스피 93위)을 기록 중이다.

또 DGB금융지주는 전일대비 100원(0.80%) 오른 1만2550원, 시가총액은 1조6823억원(코스피 108위)을 보였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