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역전 투런포 '올스타 MVP'

2007-07-18     뉴스관리자

    
'날쌘돌이' 정수근(롯데)이 프로야구 `꿈의 무대'에서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역전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3년 만에 또 한번 `별중의 별'로 떠올랐다.

정수근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07년 올스타전에서 동군(삼성, 롯데, 두산, SK) 좌익수 겸 9번 타자로 선발출장해 결승 투런포 등 4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활약으로 6-3 승리에 앞장섰다.

올스타 팬 투표에서 뽑힌 정수근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67표 중 49표를 얻어 13표에 그친 이대호(롯데)를 제치고 `미스터 올스타'로 뽑혀 상금 1천만원과 트로피를 받았다.

정수근의 올스타전 MVP 등극은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별들의 잔치' 주인공이 됐던 2004년 이후 3년 만이다. 롯데 선수로는 프로 원년 김용희 이후 열 번째. 김용희와 박정태, 정수근이 두 차례씩 수상했다.

투.타에서 압도한 동군은 2004년 이후 4년 연속 올스타전에서 승리하며 서군(현대, 한화, KIA, LG)과 역대 상대전적에서 20승11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역전과 재역전의 명승부는 3만석의 스탠드를 가득 메운 사직구장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팽팽한 투수전으로 이어지던 0-0 균형이 깨진 것은 5회.

동군은 5회초 박진만(삼성)이 좌익수쪽 깊숙한 2루타에 이어 박한이(삼성)의 2루 땅볼로 1사 3루를 만든 뒤 강민호(롯데)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서군이 공수교대 이택근(현대)의 통쾌한 그라운드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서군은 5회말 볼넷을 골라 나간 이종범(KIA)이 상대 투수 권혁(삼성)의 폭투로 3루까지 내달리자 이택근(현대)이 계속된 1사 3루에서 상대 우익수 박한이의 뒤로 빠지는 타구로 이종범을 불러 들여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택근은 박한이가 주춤하는 사이 2, 3루를 돌아 포수 강민호가 지키던 홈을 파고 들어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프로야구 출범(1982년) 후 처음 나온 그라운드 홈런이었다.

하지만 1-2 역전을 허용한 동군이 매서운 반격으로 재역전극을 펼쳤다.

7회 강민호의 좌전안타로 포문을 연 동군은 정수근이 1사 1루에서 투수 정민철(한화)을 상대로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짜릿한 역전 투런 아치(비거리 105m)를 그려 전세를 순식간에 3-2로 뒤집었다.

동군은 계속된 2사 1, 2루에서 이대호와 정근우(SK)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보태 5-2로 달아났다.

서군은 8회 이종열(LG)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으나 동군은 8회 2사 3루부터 마무리 오승환(삼성)을 올려 뒷문을 잠갔고 9회 1사 2루에서 박재홍(SK)의 1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회 등판해 1⅓이닝을 안타 없이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은 동군의 정재훈(두산)이 승리투수가 됐고 오승환은 1⅓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 세이브를 챙겼다.

롯데의 이대호는 5타수 4안타 1타점, 강민호는 3타수 3안타 1타점의 불꽃 방망이로 홈팬들의 성원에 화답했고 강민호는 우수 타자상 영예를 안았다.

이날 MVP로 뽑힌 정수근은 수상 소감에서 "많은 부산 팬들이 와줘 기적 같은 홈런과 세리머니가 나올 수 있었다. 올 해 들어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 데 두 번째 MVP가 돼 감회가 새롭다. 야구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잘 맞고 있는데 팀이 4강에 진출하는 데 발판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3회말 종료 후 10아웃(헛스윙하거나 홈런을 못친 경우)으로 진행된 홈런 레이스 결승에서는 김태균(한화)이 9개를 펜스 밖으로 넘겨 4개에 그친 클리프 브룸바(현대)를 제치고 올스타 홈런왕을 차지했다. 홈런 9개는 2000년 올스타 홈런왕이었던 타이론 우즈(당시 두산)와 타이기록.

최다 탈삼진상은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뽑아낸 동군의 권혁(삼성)에게 돌아갔다.

이날 사직구장에는 경기 시작 3시간 전인 오후 2시20분께 일찌감치 입장권이 매진돼 구도(球都) 부산의 뜨거운 야구 열기를 반영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