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 눈부신 성장뒤에 숨은 불편한 진실

업계 1, 2위보다 불만 건수 2배 많아.. 피해 내용도 심각해 물의

2012-01-06     이성희 기자

"유통명가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으려면 안전한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현대홈쇼핑(대표 김인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특히 현대홈쇼핑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제보는 건수 자체가 워낙 많기도 하지만 피해 내용 자체의 심각성도 커서 이용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홈쇼핑에대한 소비자 불만은 대부분 배송지연이나 환불 거부 등에 집중돼 있다. 반면 현대홈쇼핑의 경우 사전 제품 검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용 후 부작용이나 파손, 변질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비중이 유독 높았다. 특히 관련 피해 사례들이 소비자의 안전이나 건강상 위해와 연결되는 부분이란 점이 더 큰 문제.

증권사와 업계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기준 케이블 TV홈쇼핑 시장점유율은  GS홈쇼핑 26.7%로 1위를 차지했고 CJ오쇼핑이 24%, 현대홈쇼핑 20%로 뒤를 잇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비록 현재 순위는 3위지만 작년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7%나 증가하는등 급성장세에 있다. 


피해 소비자들은 "현대홈쇼핑의 이같은 눈부신 성장세가 마구 팔기식 영업에 기인한 것 아니냐"며 "외형 확대에 걸맞게 꼼꼼한 상품 검수와 품질 검사등 내실도 다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2011년 한 해 동안 제보된 현대홈쇼핑 불만 건수는 45건에 달했다. 업계 1,2위인 GS홈쇼핑이나 CJ오쇼핑보다 2배 이상 많다. 시장점유율이 업체간 3~5%의 근소한 격차를 보이는 데 반해 소비자관련 불만은 현대홈쇼핑이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

'고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현대홈쇼핑의 기치가 무색해지는 지점이다.

프라이팬 뚜껑, 구입 하루만에 펑~ 폭발

6일 서울시 양천구 신월4동에 사는 이 모(여.31세)씨는 현대홈쇼핑에서 냄비 세트를 구입했다 기겁했다.

그는 작년 12월 7일 현대홈쇼핑에서 냄비 4개와 프라이팬 1개로 구성된 세트상품를 약 10만원 대에 구입했다. 당일 배송된 상품을 살피던 중 프라이팬의 손잡이가 분리된 조립식이라 드라이버를 나사를 돌려 끼우려는 도중 강화유리로 된 뚜껑이 갑자기 폭발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했다.


▲ 현대홈쇼핑에서 구입한 프라이팬의 뚜껑이 폭발한 모습.


더욱이 당시 집에는 7개월 된 이 씨의 아기가 함께 있었던 터라 그 놀라움은 더욱 컸다고. 이 씨의 손과 다리 쪽에 상처를 입는 선에서 끝났지만 하마터면 더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 사고로 소파, 매트, 아기 장난감 등 거실 곳곳에 유리파편이 튀어 쓸고 또 쓸어도 여기저기서 유리조각이 나와 이 씨의 불안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이 씨는 “유명 홈쇼핑에서 믿고 구입한 제품인데 배송 당일 이런 끔찍한 사고가 발생해 놀랍다”며 “더구나 집에 아기도 있어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프라이팬의 뚜껑부분이 제조과정에서 미세한 결함이 있었거나 배송 중 충격이 원인일 수 있다”며 “보상부분에 대한 견해차가 있어 현재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피부 위해 바른 화장품 부작용으로 생고생

인천 남동구 간석 4동에 사는 김 모(여.37세)씨는 화장품을 구입했다 낭패를 겪었다.

김 씨는 작년 9월 8일 현대홈쇼핑을 통해 L화장품 기초세트를 14만7천원에 구입해 아침, 저녁으로 사용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10월 경부터 피부트러블을 경험했다. 뺨과 이마에 화상을 입은 것처럼 새빨갛게 부어오르더니 가렵고 화끈거려 얼굴에 손조차 델 수 없었다는 게 김 씨의 주장.


▲ 피부 부작용이 발생한 김 씨의 얼굴


결국 피부과를 찾아 스테로이드 주사와 약을 받았고 피부과 관리실 치료를 받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했다. 의사의 진단 결과, 화장품 사용 후 바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김 씨처럼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발생가능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하지만 소비자와 제조사 측은 보상액 범위를 놓고 좀처럼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본지로 도움을 요청했다.

김 씨는 “구입한 화장품 때문에 오히려 엉망이 돼 너무 속상하다”며 충분한 보상을 요구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한 달 정도 사용 후 일어난 일이라 피부트러블의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규명은 힘든 상황”이라며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보상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 곰팡이 범벅인 육포 판매 후 제조업체 탓 

서울 가양동 거주 김 모(여.37세)씨는 27일 현대홈쇼핑에서 육포 세트(1BOX, 50포)를 3만9천원에 구입해 설명대로 서늘한 곳에 보관했다.


▲실제 김 씨가 구입한 육포.

며칠전 김 씨의 아이가 갑자기 심한 설사증세를 보여 병원을 가게 됐다. 그 날 아이가 먹은 음식 중 이상이 있나싶어 살펴보던 김 씨는 깜짝 놀랐다. 육포에 곰팡이가 뿌옇게 피어 있었던 것. 남아 있는 47포의 육포를 뜯어 확인해보자 3봉지 가량이 변질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씨는 곧바로 현대홈쇼핑 측에 항의하자 '제품 변질의 문제는 제조업체의 책임'이라며 뒤로 물러섰다. 다시 제조업체 측으로 상황을 설명하자 이번에는 '현대홈쇼핑이 식품, 비식품을 따로 보관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며 다시 책임을 미뤘다고.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는 자신과 동일한 문제로 인해 피해를 겪은 소비자들의 불만이 줄을 잇고 있었다.

식품의 경우 온도, 습도 등의 따라 달리 보관을 해야하는데 일반적인 물류창고에 보관하는 바람에 생긴 '유통상의 변질'이라는 것.

김 씨는 “현대홈쇼핑은 책임이 전혀 없다는 식으로 ‘맘대로 하라’는 막말까지 서슴치 않았다”며 기막혀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항의가 들어오면 어느 단계에 문제가 있는지 조사 후 조치한다”며 "환불이 마무리된 상태"라고 답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