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산은 연내 상장 쉽지 않다" 지적

2012-01-06     임민희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산은금융지주의 연내 상장(IPO) 추진을 공식화 한 것과 관련, 이의 성공여부에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당국과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안에 IPO(기업공개)가 종결될 수 있도록 적극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상당수 증권전문가들은 산은의 정책적 기능과 자산 가치평가 문제, 그리고 은행주가 부진 등을 이유로 회의적 견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증권계에 따르면 산은지주 측은 현재 자사 주식을 공모절차를 거쳐 상장할 경우 제대로된 몸값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증권시장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유럽재정위기 문제 등으로 올해에도 국내 증시가 상당기간 고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시중은행들의 주가 또한 전반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상황에서 산은이 상장에 나설 경우 가격문제 등 적지않은 걸림돌이 불거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산은의 강점인 투자은행(IB) 부문의 보유 자산에 대한 평가 문제도 상장 추진 전에 해결해야 할 난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내 상장이 쉽진 않을 것 같다"며 "현재 은행주가 전반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상황에서 만약 상장을 하게 되면 가격문제가 생길 수 있고 산은이 가진 정책적 기능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이를 어떻게 정리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또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주당순자산 가치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거래 되고 있는데 산은이라고 해서 과연 제값을 받을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경회 현대증권 금융팀장도 "은행주의 밸루에이션(가치)이 낮아 상장이 잘 될지 모르겠다"며 "아직 산은의 자산 가치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공모시장에서 얼마의 가격이 책정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올해 주식시장 전망을 밝게 보지 않고 있는 것도 산은지주 상장의 '복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주요증권사들이 최근 발표한 올 국내 증시전망과 관련해 유럽재정위기 여파로 상반기에 고전하다가 하반기에나 기지개를 펼 것으로 내다 보는 등 시장부진이 한동안 더 지속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석동)는 산은지주의 연내 IPO를 목표로 기획재정부와 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 등과 본격 협상에 들어갔다.

특히, 정책금융공사(사장 진영욱)는 산은지주의 지분 90.3%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산은 측과 상장에 필요한 세부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강만수 회장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강 회장은 지난 5일 출입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 "정부가 올해 중기재정계획에 산은지주 지분 10% 매각 건을 반영했다"며 "산업은행법에 따라 2014년 5월까지 산은 지분을 팔도록 돼 있는 만큼 이 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증시 상장과 인수.합병(M&A)를 통한 민영화에 착수, 최근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만나 상장 가능성을 논의했다. 또 수신기반 확대를 위해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서울지점(11개) 인수를 추진 중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