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지배구조에 무슨 일이? "SK C&C 밑으로 모여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불구속 기소된 가운데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SK C&C를 중심으로 지분변동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SK C&C는 최근 자동차 매매업을 하는 엔카네트워크의 최대주주가 됐고,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업체인 엠알오코리아 지분을 취득하면서 지배영역을 급속히 넓혔다.
최 회장은 SK C&C를 통해 지주회사인 SK를 지배하고, 이를 통해 그룹 회장으로 실권을 행사해 왔다. SK C&C의 지분 변동이 SK그룹 지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그룹은 지주사 SK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16개 상장사, 총 92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SK의 자회사는 SK네트웍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총 8개사다.
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최태원 회장의 입지를 실질적으로 받쳐 주는 중요한 위치의 SK C&C는 지난해 말부터 엠알오코리아(5%), 엔카네트워크(91.74%) 지분을 잇따라 취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엠알오코리아는 세계 최대 MRO 사업자인 미국의 Grainger사와 SK네트웍스가 2000년 합작설립한 기업용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기업이다. 2001년부터 IT시스템을 구축해 B2B 전자상거래사업, 통신판매업 등을영위 하고 있다.
SK네트웍스와 Grainger는 엠알오코리아 지분을 각각 51%, 49% 보유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9월말 Grainger와의 계약이 만료되자 엠알오코리아는 Grainger 측 경영진(조셉 맥클러스키, 첸양친)을 해임하고 Grainger의 지분 49%를 SK이노베이션(24.5%)과 SK텔레콤(24.5%)에게 양도했다.
SK C&C는 지난해 12월29일 SK네트웍스가 보유하던 엠알오코리아 지분 5%를 넘겨 받았다. SK네트웍스는 51%의 지분을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에 각각 18%씩 넘기고, SK C&C, SK가스, 행복나눔재단에 각각 5%씩 분배했다.
엠알오코리아는 자산총액이 2008년 160억원에서 2010년 말 239억원으로 3년 사이에 50% 가까이 증가했다. 매출액은 각각 700억원에서 1천억원으로 46.2%, 순이익도 4천만원에서 7천만원으로 70% 이상 늘어났다.
이로써 SK C&C의 100% 자회사는 인디펜던스와 인포섹, SK(31.82%), SK E&S(5.87%) 등 4개사에서 총 6개사로 늘어났다.
SK C&C는 또 686억원을 들여 SK에너지가 보유하던 엔카네트워크 지분(42만1천420주) 전량을 포함해 총 44만1천820주를 최근 취득했다. 이에 따라 엔카네트워크의 최대주주는 SK에너지(87.5%)에서 SK C&C(91.74%)로 바뀌었다.
회사 측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고자 자기자본(1조2천억원)의 5.69%(686억원)를 투입해 엔카네트웍크 지분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엔카네트워크는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자동차 매매, 등록대행 및 매매광고 등록사업 등을 하고 있다.
엔카네트워크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자산총액의 경우 2008년 508억원에서 2010년 말 741억원으로 46% 불어났다. 자기자본도 291억원에서 363억원으로 25% 늘어났다.
재계 관계자는 "SK에 대한 검찰 수사가 거의 종결되면서 SK C&C를 주축으로 지배구조를 강화해 자본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엔카네트워크의 경우 증권가에서도 성장잠재성이 높아 새롭게 최대주주가 된 SK C&C의 기업가치가 최소 33%는 올라갈 것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