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주범된 10대 품목은?
2012-01-08 박신정 기자
8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의 '품목별 소비자물가상승률'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품목은 고춧가루다. 전년보다 무려 50.6%나 치솟았다.
콩(43.7%), 부엌용 용구(42.9%), 오징어채(40.9%), 마른오징어(37.5%), 고등학교교과서(36.6%), 장갑(31.3%), 오징어(29.1%), 소금(28.6%), 돼지고기(28.1%)가 뒤를 이으며 '상위 10대 상승 품목'에 올랐다.
이어 고구마(27.9%), 복숭아(27.2%), 혼식곡(26.4%), 고등어(25.9%), 당근(25.1%), 수박ㆍ인삼(25.0%), 등유(23.2%), 설탕(22.7%), 고추장(20.9%)이 11∼20위를 형성했다. 고춧가루 상승은 지난해 7∼8월 집중호우로 작황이 나빴기 때문이다.
다른 품목은 ▲이상기후ㆍ작황부진(콩ㆍ복숭아ㆍ혼식곡ㆍ당근ㆍ수박) ▲원자재가격상승(부엌용용구ㆍ장갑ㆍ등유ㆍ설탕) ▲어획량감소(오징어채ㆍ마른오징어ㆍ오징어ㆍ고등어) ▲일본원전사태ㆍ이상기후(소금) ▲구제역 여파(돼지고기) ▲수요증가(고구마) ▲수확감소ㆍ수요증가(인삼) 등이다. 고춧가루 가격 급등으로 고추장 값도 덩달아 뛰었다.
고등학교교과서는 국정ㆍ검정교과서를 각각 검정ㆍ인정교과서로 바꾼 교육과정 개편ㆍ자율화에 따른 가격조정 때문에 크게 올랐다. 학원비는 관심과 수요가 많은 고등학교학원비 상승률이 4.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초등학교(3.9%) 중학교(3.2%) 순이다. 외국어학원비(5.1%)ㆍ미술학원비(5.0%)ㆍ전산학원비(4.9%)ㆍ운동학원비(4.4%)가 전체 물가상승률(4.0%)을 웃돌았다.
최근 폭락세를 보인 국산쇠고기는 사육 과다로 9.7%나 떨어진 반면에 주요 외식품목인 삼겹살은 14.9%나 올랐다. 수입 쇠고기는 부정적 인식이 완화한데다 한우 대체수요로 11.6% 올랐다.
국제유가와 직결되는 항공료는 국제선은 10.7%, 국내선은 8.0%가 올라 2.7%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이는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할증료 인상이 상대적으로 노선이 긴 국제선에 더 많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같은 의류라도 상ㆍ하의 여부에 따라 남ㆍ여성용의 상승률이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상의는 여자용이 3.8%로 남자용(2.7%)보다 높았지만, 하의는 남자용이 3.3%로 여자용(0.1%)보다 더 올랐다.
지난해 정부와 해당 업계에서 가격 인하를 지속적으로 시도했던 품목의 상승률은 행정수수료 0.0%, 스마트폰이용료 -0.5%, 금융수수료 -4.4% 등으로 전체 물가상승률을 크게 밑돌아 결실이 있었다.
의료ㆍ건강 관련 품목은 산후조리원이용료(6.8%)ㆍ한방약(6.5%)ㆍ한방진료비(4.6%)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은 물가통계팀과 LG경제연구원은 "어느 품목이 가계에 가장 큰 부담을 줬는지는 품목별 가중치가 달라 쉽게 알 수 없다. 그러나 가격 상승률이 높은 품목이 물가 체감 정도에 미친 영향이 큰 것은 대체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