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신정아씨 관련조사...고양이가 호랑이 조사?
2007-07-21 뉴스관리자
동국대학교는 20일 학력위조 행각을 벌여 온 신정아(35ㆍ여) 조교수를 파면하고 검찰에 고소·고발하는 한편 임용 당시 검증 부실 등 이번 사건에 연루된 관련자 전원을 문책키로 했다.
동국대는 또 자체조사 결과 학력을 위조한 신 조교수의 채용 과정에 아무런 외압이나 비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동국대는 이날 오후 법인 이사회 종료 후 교내 본관 5층 교무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영교 총장의 대국민 사과문에 이어 이런 내용의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진수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5인 진상규명위원회는 "채용 과정에 외압이나 금품에 의한 청탁 비리가 있었다는 어떠한 증거도 확인하지 못했다"라는 결론을 내놨다.
위원회는 "홍기삼 전 총장은 재임시절 외압에 의한 인사를 단 한 건도 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또 임용택(법명 영배) 현 이사장은 이사로 재직하고 있었으나 신정아씨 채용 당시는 사표를 낸 상태였다"라며 이런 결론의 근거를 설명했다.
위원회는 홍기삼 전 총장, 당시 이사였던 임용택(법명 영배) 현 이사장, 당시 기획처장 2인 등 13명을 조사했으나 당시 이사장이었던 현해 스님 등 핵심 고위직 일부는 조사하지 않았다.
위원회는 이상일 학사지원본부장, 조의연 경영관리실장, 박명관 교양교육원장, 조원생 학사지원본부 교무팀장 등 전원 학내 인사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홍기삼 전 총장의 지나치게 의욕적인 업무추진 방식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되며 학력관련 서류를 접수 및 확인하는 과정에서 학·석·박사 성적증명서가 누락되는 등 행정상의 중대한 과실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2005년 9월 22일자로 예일대로부터 온 것처럼 보이는 가짜 학력조회 회신이 팩스로 오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예일대가 계속 조사중"이라며 진상을 밝히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위원회는 "신정아씨가 16일 인천공항 우체국에서 부친 것으로 돼 있는 우편물이 18일 도착했는데 예일대 입학허가서와 도서관 열람자료 사본이라고 돼 있는 문건이 들어 있었다. 이 자료 사본은 예일대에 보내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진상조사위는 "교내 재직 교수가 경영관리실장에게 비공식적으로 신정아의 논문표절과 허위학력관련 서류를 6월 5일 제출해 그 때부터 학교당국이 내사를 벌여 왔고 이달 4일 진상조사를 공식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동국대는 기자회견에 앞서 홍기삼 전 총장이 쓴 `동국 가족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4쪽짜리 문건을 함께 배포했다.
신정아씨를 특채했던 홍 전 총장은 이 글에서 "유능한 교수를 초빙하려다 총장과 대학 행정당국이 어처구니 없이 속은 사건이지 어떤 은밀하고 부도덕한 거래가 개입된 채용 비리 사건이 결단코 아니다"라며 "우리 대학과 본인은 이 사건의 최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연합뉴스).